“임신 중 먹은 비타민D, 아이 기억력 좌우?”... 최근 연구들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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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먹은 비타민D, 아이 기억력 좌우?”... 최근 연구들 살펴보니

베이비뉴스 2026-05-20 13:46:16 신고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임신 중에는 먹는 음식이나 복용하는 약, 작은 몸 상태 변화 하나까지도 태아에게 영향을 줄까 신경 쓰이기 마련이다. 실제로 임신 중 영양 섭취와 약물 복용, 감염 등이 아이의 성장과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 연구들도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신 기간에는 막연한 불안에 휩쓸리기보다 검증된 정보를 바탕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최근 발표된 관련 연구들을 모아 정리했다.

임신 중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한 산모의 자녀가 이후 기억력과 인지 기능 검사에서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베이비뉴스

◇ “비타민D 충분히 섭취했더니 아이 기억력·언어능력 향상”

임신 중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한 산모의 자녀가 이후 기억력과 인지 기능 검사에서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의학협회 학술지인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고용량 비타민D를 꾸준히 섭취한 산모의 자녀는 10세 시점에서 시각 기억력과 언어 기억력, 사고 전환 능력 등에서 긍정적인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임신 24주 차 여성 600여 명을 대상으로 비타민D 2800IU 또는 일반 권장량인 400IU를 출산 후 1주일까지 매일 복용하도록 했다. 이후 아이들이 10세가 됐을 때 지능, 집중력, 반응 속도, 기억력, 실행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고용량 비타민D를 섭취한 그룹은 언어 기억력과 시각 기억력, 여러 과제를 전환하는 능력인 ‘인지 유연성’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임신 초기부터 하루 2000IU의 비타민D를 복용한 산모의 자녀는 3~5세 시기에 언어 발달 수준이 더 높게 나타났다.

비타민D 결핍은 태아 신경 발달뿐 아니라 조산, 전자간증, 임신성 당뇨 위험 증가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생 이후에도 부족 상태가 지속되면 면역 기능 저하나 음식 알레르기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비타민D는 햇빛을 통해 체내에서 생성되며, 등푸른 생선과 달걀, 치즈 등을 통해서도 섭취할 수 있다.

◇ “임신 중 항우울제 복용해도 자폐·ADHD 위험 증가 확인 안 돼”

임신 중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아이에게 자폐 스펙트럼 장애나 ADHD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많지만, 최근 대규모 연구에서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홍콩대학교 윙충 장(Wing-Chung Chang) 교수 연구팀은 항우울제를 복용한 임산부 60만여 명과 비복용 임신 사례 2500만 건 이상을 포함한 총 37개 연구를 통합 분석했다.

초기 분석에서는 임신 중 항우울제를 복용한 산모의 자녀에게서 ADHD 위험은 35%, 자폐증 위험은 69%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부모의 정신질환 이력과 유전적 배경, 가정환경 등 주요 변수들을 반영하자 위험 증가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는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아버지가 항우울제를 복용한 경우나, 산모가 임신 전 약을 복용하다 중단한 경우에도 비슷한 위험 증가가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약물 자체보다 우울증과 스트레스, 유전적 요인 등 기저 환경이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계열 등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항우울제는 자폐증 및 ADHD와 별다른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일부 삼환계 항우울제(TCA)는 연관성이 남아 있었는데, 연구진은 중증 우울증 환자에게 주로 처방되는 특성상 약물 자체보다는 산모 질환의 심각성이 반영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산모의 정신 건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태아 발달과 출산 후 양육 환경 측면에서 더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엄마가 먹은 음식, 아이 입맛도 바꾼다”

임신 중 산모가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아이의 식습관 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영국 더럼대학교 연구진은 임신 후기 태아들이 자궁 안에서 경험한 맛과 냄새를 출생 후에도 기억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임신 32주와 36주 태아를 대상으로 산모에게 당근 분말 캡슐과 케일 분말 캡슐을 반복적으로 섭취하게 한 뒤 초음파로 태아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당근 향에 노출된 태아는 비교적 편안한 표정을 보인 반면, 케일 향에 노출된 태아는 울상을 짓는 듯한 반응을 나타냈다.

이 같은 차이는 출생 후 3주 시점에도 이어졌고, 이후 성장 과정에서도 반복적으로 경험한 음식 냄새에 대한 거부 반응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임신 후기 경험한 맛과 냄새가 장기간 기억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산모의 식습관이 아이의 편식 성향과 음식 선호 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임신 중 독감 감염, 아이 장 질환 위험 높일 수도”

임신 중 독감에 걸린 경험이 자녀의 장 건강과 연관될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연동건 교수 연구팀은 2010~2017년 사이 출생한 아동 256만여 명을 최대 14년간 추적해 산모의 인플루엔자 감염과 자녀의 염증성 장 질환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임신 중 독감에 감염된 산모의 자녀는 궤양성 대장염 발병 위험이 약 3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신 후기인 3분기에 감염된 경우 위험도가 최대 2배까지 높아졌다.

반면 크론병과의 뚜렷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임신 중 발생한 염증 반응이 태반을 통해 태아의 면역 체계 형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겨울·봄철 독감 유행 시기에 감염된 경우 위험 증가 폭이 더 컸다. 연구팀은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생성된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태아 장 점막 면역 조절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임신 중 독감 감염, 아이 장 건강에도 영향 줄 수 있다”

임신 중 인플루엔자(독감)에 감염될 경우 자녀의 염증성 장 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희대학교는 의과대학 연동건 교수 연구팀이 산모의 임신 중 인플루엔자 감염과 자녀의 장 질환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7년 사이 태어난 아동 256만 2302명을 대상으로 최대 14년간의 건강 데이터를 추적 관찰했다. 이를 바탕으로 임신 중 인플루엔자 감염 여부와 자녀의 염증성 장 질환 발생 위험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으며, 특히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발생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또 단순 비교에 그치지 않고 자녀의 연령, 산모가 독감에 걸린 시기(임신 분기), 계절적 요인, 가족력과 가정환경 등 다양한 변수까지 반영해 정밀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임신 중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궤양성 대장염 발병 위험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3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유전적 배경과 생활환경 같은 가족 요인을 보정한 이후에도 이러한 연관성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위험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았다. 연구에서는 자녀가 최소 7세가 될 때까지 위험 증가 경향이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또 다른 대표적 염증성 장 질환인 크론병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임신 중 감염이 특정 장 질환에 선택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감염 시점에 따라서도 위험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임신 후기인 3분기에 산모가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경우 자녀의 궤양성 대장염 발병 위험은 비감염군 대비 최대 2배 수준까지 높아졌다.

또 인플루엔자가 집중적으로 유행하는 겨울과 봄철에 감염된 경우에는 자녀의 질환 위험이 약 50% 증가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임신 중 독감 감염으로 인해 체내에서 생성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면서 장 점막의 면역 조절 체계 형성 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산모의 면역 반응이 태아의 장 면역 발달 과정에 변화를 일으켜 이후 장 질환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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