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퇴직연금이 도입 20년 만에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가 20일 공개한 '2025년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서 연간 수익률 6.47%라는 역대 최고 수치가 확인됐다.
적립금 총액도 501조4천억원에 도달하며 전년 대비 16.1% 불어났다.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상장지수펀드(ETF) 쪽으로 자금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 특징이다.
운용 방식에 따른 성과 격차는 극명했다. 실적배당형은 16.80%의 수익률을 올려 3.09%에 머문 원리금보장형보다 5배 이상 앞섰다. 원리금보장형 중심으로 굴러가는 확정급여형(DB)이 3.53%에 그친 반면, DC는 8.47%, IRP는 9.44%를 달성했다.
상위 10% 가입자군의 평균 수익률은 19.5%였는데, 이들은 적립금의 84%를 실적배당형에 배분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대로 하위 10%는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74%에 달해 0.5% 수익에 머물렀다.
다만 19.9%를 기록한 국민연금이나 해외 주요 연기금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다. 퇴직연금 적립금의 75.4%인 378조1천억원이 아직 원리금보장형에 묶여 있고, 가입자 절반은 물가 상승률 방어 수준인 2%대 수익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타깃데이트펀드(TDF)가 13.7%로 양호했으나, 디폴트옵션은 예금 등 안정형 편입 비율이 85.4%에 이르러 3.7%에 그쳤다. ETF 투자금은 48조7천억원으로 3년 연속 두 배씩 늘며 실적배당형의 40% 규모까지 커졌다.
권역별 격차도 두드러졌다. 증권사 평균 수익률이 9.79%로 선두를 달렸고, 은행 5.70%, 생명보험 4.53%, 손해보험 3.81% 순이었다. DC·IRP 기준 은행·보험 가입자의 80%가 평균에 못 미쳤지만, 증권 가입자 42.5%는 10% 이상 수익을 거뒀다.
제도별 적립금은 DB가 228조9천억원(45.7%)으로 비중이 줄어든 반면, DC 141조6천억원(28.2%)과 IRP 130조9천억원(26.1%)이 합쳐 과반을 넘어섰다.
두 기관은 일반 직장인도 전문가 수준 성과를 누릴 수 있도록 제도와 인프라를 손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통합연금포털에서 투자 현황 진단, 상품·수수료 비교, TDF·디폴트옵션 등 전용상품 탐색이 가능하다. 올 하반기에는 다양한 운용 사례와 노하우를 담은 가이드북도 배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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