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에 신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된 지 3년 차에 접어들며 외형 성장 중심의 확장 전략이 마무리되고, 손해율 상승과 예실차 확대로 인한 수익성 둔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금융지주사 보험 계열사의 역할 변화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 디지털 전환·토탈케어·주주환원 전략 등, 금융그룹 전반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업구조 재편과 미래 성장 전략의 방향에 대해 순차적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편집자주>
| 서울=한스경제 이지영 기자 | 11월 임기 만료를 앞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를 둘러싸고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양 회장은 취임 이후 보험을 포함한 비은행 중심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주주환원 강화와 내부통제, 비이자이익 확대 기조를 강화해왔다.
양 회장은 2023년 11월 취임 이후 '비은행 부문 확대'와 '비이자이익 중심의 체질 전환'을 축으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해 왔다. 이 같은 전략은 실적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KB금융의 총주주 환원율은 2023년 38%에서 지난해 52.4%로 상승했다.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1조4800억원이며 현금배당은 1조58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KB금융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조8924억원으로 2025년 동기 대비 11.5%가 증가했다. 특히 그룹 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3%, 수수료이익 기여도는 72%에 달한다. 같은 기간 KB금융의 비이자이익은 1조6509억원으로 2025년 동기 대비 27.8%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다.
이는 대외 변동성 확대 속에서도 보험을 포함한 비은행 계열사와 증권·자산운용 등 수수료 기반 사업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보험업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자본력 확보가 가능한 핵심 사업군이라는 점에서 금융지주 내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KB금융의 올해 1분기 그룹 순이익 가운데 보험 계열사 기여도는 14.8%로 집계됐다. 이는 NH농협금융지주의 NH농협생명·NH농협손해보험 합산 기여도(7.7%)와 신한금융지주의 신한라이프 중심 기여도(5.8%)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KB금융의 보험 계열사의 올해 1분기 손해율 상승과 투자손익 둔화 영향으로 전반적인 부담이 확대됐다. KB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007억원으로 2025년 동기(3135억원) 대비 36.0%가 감소했다. 같은기간 보험손익은 1828억원으로 2025년 동기(2631억원) 대비 30.5% 줄었다. 장기보험 손익은 2184억원으로 15.2% 감소했으며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은 각각 107억원와 249억원 적자로 전환되며 수익성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보험 전반의 손해율 상승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장기보험 손해율은 82.0%로 2025년 대비 2.0%포인트(p) 상승했으며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5%와 85.9%를 기록했다. 투자손익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1281억원에 그치며 2025년 대비 22.7%가 감소했다.
KB라이프생명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798억원으로 2025년 동기(869억원) 대비 8.2%가 감소했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세법 개정의 영향으로 예실차(예상과 실제 수익 간 차이) 부담이 확대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보험영업손익은 662억원으로 2025년 동기(773억원) 대비 14.4% 감소했고, 예실차는 111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투자영업손익 역시 227억원으로 같은 기간 47.2% 줄었다.
시장에서는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의 단기 수익성 둔화에도 불구 장기 성장 기반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KB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은 9조4776억원으로 2025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으며 신계약 CSM 역시 4174억원으로 11.6% 늘었다.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188.0%로 2025년 동기보다 5.8%p 상승했다.
KB라이프 역시 올해 1분기 CSM은 3조4408억원으로 2025년 동기 대비 15.1% 증가했으며 신계약 CSM도 1415억원으로 12.6% 늘었다. 같은기간 킥스 비율은 277.8%로 2025년 대비 43.7%포인트 상승하며 안정적인 자본여력을 유지했다.
금융권에서는 양종희 회장 체제 출범 이후 보험 계열사의 이사회 독립성과 내부통제 체계 강화를 통해 그룹 전반의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본다. 이는 금융당국이 강조해 온 금융소비자 보호 중심 지배구조 강화 기조와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을 반영한 조치다.
앞서 KB손해보험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서울대 의대 교수인 조영민 사외이사를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이는 기존 재무·회계 중심의 건전성 관리 체계를 넘어 헬스케어와 소비자 보호 영역까지 이사회 기능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배구조 개편도 이어지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하반기 책무구조도 도입 이후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 운영하고 있다. 현재 KB손해보험의 이사회는 사외이사의 비중이 66.7%에 달한다. 감사·리스크관리·내부통제 등 7개 전문위원회를 모두 사외이사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를 활용해 보험·재무·법률·소비자보호 등 핵심 분야 전문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소비자 보호 중심 경영 강화도 본격화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분야 전문가인 조혜진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금융상품 개발과 판매, 사후관리 전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차원의 전문성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이외에도 KB손해보험은 올해 2월, 국내 최대 법인보험대리점(GA)인 지에이코리아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같은해 3월 KB손해보험 자회사인 KB헬스케어 역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하며 데이터 보호 역량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아울러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은 올 상반기 금융감독원장 직속으로 출범한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에 보험업계 대표로 위촉돼 활동 중이다.
KB라이프 역시 고객 중심 거버넌스 구축과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문철 KB라이프 대표이사는 취임 이후 이사회 구조 개편과 소비자보호 체계 고도화, 윤리경영 내재화 등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거버넌스 혁신을 추진해 왔다. 특히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역할을 분리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고, 사외이사의 견제·감시 기능을 실질적으로 확대했다.
또한 소비자보호 체계 강화를 위해 소비자보호책임자(CCO)를 이사회에서 직접 선임하도록 했다. CEO 직속 '소비자보호TF'를 운영해 민원 및 판매 관행, 상품 설명 적정성 등을 상시 점검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 양종희 회장, 보험 중심 비은행 전략 강화..."보험·AI·헬스케어 확장"
KB금융그룹은 보험을 그룹 비은행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아 디지털 플랫폼과의 결합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 이에 양종희 회장 체제 이후 생성형 AI 기반 AX(AI 전환) 전략과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KB금융그룹이 생활 전반을 책임지는 종합 금융·생활 서비스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 계열사를 중심으로 헬스케어와 시니어 플랫폼 사업 확대를 통한 생활밀착형 금융 생태계 구축을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실적과 자본건전성, 주주환원 등 주요 경영 지표 전반에서 견조한 흐름을 이어온 점이 근거다. 하지만 이번 선암이 단순한 경영 성과 평가를 넘어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 기조와 금융당국의 감독 방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 선임은 실적뿐 아니라 지배구조 투명성과 정책 방향에 대한 정합성까지 함께 고려되는 흐름이다"며 "승계 절차의 공정성과 시장 신뢰 확보 여부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은 보험사를 단순 수익 자회사가 아닌 그룹 미래 성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보험·플랫폼·헬스케어를 연계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성과가 향후 연임 평가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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