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 "중미관계 개선이 중러관계 훼손 의미 아니라는 신호"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 직후 곧바로 중국을 찾으면서 중러 양국이 전략적 밀착 관계를 재확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과 관계 개선에 나서더라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이번 정상회담이 양국 협력의 지속성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성격도 있다고 해석했다.
2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밤 베이징에 도착해 이틀 일정의 방중 행보에 들어갔다.
이번은 그의 2000년 집권 후 25번째 중국 방문이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푸틴 대통령이 방중에 앞서 '양국이 주권 수호 등 핵심문제에서 서로를 지원할 것'이라는 내용의 영상 메시지를 공개한 점에 주목했다.
이 매체는 "푸틴 대통령이 해외 방문 전 영상 연설을 한 것은 처음"이라며 "러시아가 이번 방문을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복잡한 국제 환경 속에서 중러 관계는 양국 발전과 부흥을 위한 믿을 수 있는 보장"이라며 "중러 관계라는 거대한 배는 미래를 향해 계속 항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전날 논평에서 "중러 관계는 역사상 가장 좋은 시기에 있다"며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중러 우호의 역사적 논리는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중이 최근 미중 관계 변화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허쯔언 교수는 연합조보에 "푸틴 방중은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 때문에 러시아와의 관계를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은 중러 양국이 전략 관계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중국이 외교적 영향력을 과시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상하이 화둥사범대 러시아연구센터의 장신 부주임은 "중미 관계 완화는 중러 관계 안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미러 관계의 균형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미중 정상회담 결과, 우크라이나 전쟁, 에너지 협력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공급하는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사업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러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다극 세계 질서 구축과 새로운 국제관계 추진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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