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최인철 기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이 중증환자 치료 기반을 전면적으로 새로 짜는 대형 사업에 착수했다. 병원은 19일 고려대 의과대학 중앙광장에서 기공식을 갖고, 총 1,200억 원을 투자하는 수술·중환자 인프라 확충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기공식에는 김재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김동원 고려대 총장, 윤을식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한승범 안암병원장 등 300여 명이 자리했다.
사업 범위는 본관 1·2병동 리모델링(3,402평)과 수술부 증축(2,077평)이며 공사 기간은 약 36개월이다. 공간을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한 순간부터 수술·중환자 치료·회복에 이르는 전 과정을 끊김 없이 연결하는 통합 치료 흐름을 구현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중환자 치료 부문에서는 리모델링을 통해 중환자실 32병상이 새로 생긴다. 여기에 고위험산모집중치료실 14병상, 응급병상 5병상, 감염 대응을 위한 격리병상 19병상도 추가된다. 사업이 완료되면 중환자실은 총 135병상 규모로 확대되고, 고위험산모집중치료실 22병상, 격리병상 34병상, 응급병상 35병상도 함께 갖춰진다.
이번 사업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중환자실 전체를 1인실로 바꾼다는 구상이다. 중증환자는 사소한 활력징후 변화도 즉각 포착해야 하는 만큼, 환자마다 독립된 공간을 갖추면 교차감염 위험이 줄고 의료진의 밀착 관찰도 수월해진다. 뇌졸중집중치료실과 무균병동, 정신건강의학과병동도 함께 새단장한다.
수술 역량 강화도 이번 사업의 핵심 축이다. 기존 25개였던 수술실은 8개가 늘어 총 33개로 확대된다. 수술실이 늘어나면 고난도 수술을 더 안정적으로 소화하고, 응급수술이 필요한 중증환자에게도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하이브리드 수술실도 새로 마련된다. CT 같은 고성능 영상장비를 수술실 안에 배치해 수술과 시술을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구조다. 심혈관·뇌혈관 질환이나 중증 외상처럼 복합 처치가 필요한 환자에게 특히 유리하며, 고령화로 관련 환자가 늘어나는 현실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치료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앙공급실과 영상의학과 확장도 함께 추진된다.
물리적 인프라 확충과 맞물려 디지털 기반 환자 관리 시스템도 새롭게 갖춰진다. 기존 다인실은 스마트 병실로 전환되고, 병동 스테이션에는 전자병동현황판이 도입돼 담당 의료진이 병동 전체 환자 현황을 한 화면에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각 병실에도 전자병실현황판이 설치돼 낙상 위험, 감염 주의, 특이사항 등을 현장에서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안암병원이 국내 최초로 개발해 운영 중인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 'PHIS'와 연결된다. 진료 정보와 환자 안전 데이터가 현장 디스플레이와 실시간으로 맞닿으면서, 중증환자의 급박한 상태 변화에 훨씬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병원 측은 기대하고 있다.
기공식에서 김재호 이사장은 이번 사업이 미래 의료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핵심 프로젝트라고 강조하며, 중증질환 치료의 안전망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동원 총장은 이번 기공식이 안암병원이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의 중심축으로 도약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하며, 연구·진료·교육이 결합된 미래병원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을식 의료원장은 이번 투자가 진단부터 수술, 중환자 치료, 재활에 이르는 환자 중심 의료체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승범 병원장은 첨단 인프라 구축과 진료 시스템 혁신을 병행해 위중한 환자를 끝까지 책임지는 치료 체계를 갖춰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안암병원은 중증질환 환자 진료 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이고, 피지컬 AI와 데이터 기반 스마트 시스템을 의료진의 임상 경험과 결합해 정밀의료를 실현하는 미래형 병원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엘리베이터 증설과 주차공간 확충도 함께 추진해 내원객 편의도 높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