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관 주도 운영 방식을 민간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난 16일 경희대 청운관에서 열린 한국관광연구학회 춘계 정기 학술대회에서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은 “지역 축제 법제화는 시작일 뿐”이라며 ‘전문 인력 양성’과 ‘재정 구조 개선’, ‘전담 조직 설치’, ‘공정 계약 및 지식재산권 보호’ 등을 위한 규제 완화와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특히 법제화를 축제·이벤트 산업 생태계 기반 조성의 기회로 삼으려면 민간 참여와 재원 다변화를 촉진하는 실효성 있는 가이드라인 개발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손신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공공 재원에 93%를 의존하는 전국 1266개 지역 축제를 찾는 연간 1억 3000만여 명에 달하는 방문객 중 외국인은 단 0.4%에 불과하다”며 “관련 법·제도 부재로 축제의 파급력과 가치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960년대 전통 축제 복원 이후 60여 년간 관련 법이 전무했던 지역 축제는 첫 관련 법 제정을 가시권에 둔 상태다. 지난해 10월 국회가 발의해 계류 중인 ‘축제법’(문화관광 축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올 하반기 본회의 통과가 유력시되고 있다. 법안엔 문화관광축제 육성과 지정, 지원에 필요한 기부금 조성, 전담 조직 설치,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제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문가들은 축제법 제정이 축제·이벤트 산업화와 고도화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윤혜진 경기대 교수는 “문화관광축제 도입 이후 30여 년간 어느 정도 양적 성장을 이룬 만큼 이제는 산업 생태계 강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 등으로 기능을 고도화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축제가 지금의 관 주도 방식에서 벗어나려면 민간 후원과 협찬을 늘려 재원 조달과 구성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봤다. 투명성을 이유로 후원과 협찬에 지나치게 엄격한 운영·관리 규정을 적용할 경우 민간의 창의적 참여 확대와 재원 다변화라는 법의 기본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옥상옥’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민정배 한국스마트관광연구원 대표는 “90%가 넘는 예산을 공공에 의존하는 지금의 기형적 구조의 원인이 기부금법, 청탁금지법, 보조금법, 공직선거법과 같은 ‘겹겹이’ 규제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제화의 목표인 축제·이벤트 산업화를 위해선 맨 먼저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홍성진 보좌관(김윤덕 의원실)은 “법안 명시된 ‘전문 인력 양성’(제7조) 조항은 지금까지 정책 사각지대에 있던 축제 인력을 제도권 안으로 들이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시행령을 통해 자격 인증, 공공 조달 연계 등 노동시장 인프라를 정교하게 설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완 입법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축제법은 적용 대상이 문화관광축제로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홍 보좌관은 “축제·이벤트 분야는 5700여 개 사업체, 6만여 명의 종사자, 연 10조 원의 시장 규모를 갖추고도 전담 부처와 관련 법 부재로 한계를 겪어왔다”며 “고유 산업코드 등 독립된 산업으로 인정받기 위해 전체 지역 축제를 포괄하는 추가 보완 입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