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허장원 기자] SBS 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가 종영 약 9개월 만에 해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을 품으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8월 종영하며 국내에서는 최고 시청률 6.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던 작품이 미국 휴스턴 국제영화제에서 TV 콘텐츠 부문 대상을 받으면서, 스포츠 성장물 장르를 향한 글로벌 관심도 함께 커지는 분위기다. 럭비라는 비주류 종목을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가 국제 무대에서 성과를 거두며 K드라마 장르 확장의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휴스턴 국제영화제서 최고상…종영 9개월 만에 재조명
지난 15일 SBS는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가 제59회 휴스턴 국제영화제에서 TV·케이블·웹 콘텐츠(Best Television, Cable, Web Production) 부문 최고상인 ‘대상(Grand Remi Award)’을 수상했다고 발표했다. 1961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시작된 이 영화제는 세계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중심으로 시상하는 국제 행사로 알려져 있다. 신인 감독과 창작자들의 등용문 성격도 강해 꾸준히 영향력을 이어온 영화제다.
‘트라이’는 지난해 5월 SBS 금토 드라마로 편성돼 같은 해 8월 종영했다. 방영 당시 폭발적인 화제성을 기록한 작품은 아니었지만, 회차가 진행될수록 안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최고 시청률 6.8%를 찍었다. 특히 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유럽, 아메리카 등 전 세계 5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되면서 해외 시청층까지 확보한 점이 이번 수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출을 맡은 장영석 감독은 수상 직후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물심양면 애써준 홍성창 스튜디오S 대표님과 동료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더운 여름부터 추운 겨울까지 함께 고생한 윤계상 선배님과 배우들과 영광을 나누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럭비 소재 내세운 첫 한국 드라마…청춘 성장 서사 통했다
‘트라이’는 한국 드라마 최초로 럭비를 본격 소재로 내세운 작품이라는 점에서 제작 초기부터 관심받았다. 드라마는 만년 꼴찌 한양체고 럭비부와 괴짜 감독 주가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윤계상이 연기한 주가람은 예측 불가능한 성격을 가진 지도자로 등장하며, 실력 부족과 패배 의식에 익숙했던 선수들과 함께 전국체전 우승을 향해 나아간다.
작품 제목인 ‘트라이’는 럭비에서 득점을 뜻하는 용어다. 단순한 스포츠 용어를 넘어,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청춘들의 태도를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화려한 판타지 요소보다 현실적인 스포츠 현장을 강조한 연출 역시 특징으로 꼽혔다. 승리보다 과정과 성장에 초점을 맞춘 서사가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극 중 럭비부 학생들은 뛰어난 재능보다 불안정한 현실과 부족한 실력 속에서 성장하는 인물들로 그려졌다.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청춘판 ‘스토브리그’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스포츠를 통해 개인의 상처와 팀워크를 풀어낸 방식이 기존 스포츠 드라마와 다른 결을 보여줬다는 의미다.
배우진 구성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윤계상을 중심으로 임세미, 김요한, 조한결 등이 출연해 각각 현실적인 청춘 캐릭터를 구축했다. 윤계상은 이 작품으로 2007년 이후 약 18년 만에 SBS 드라마에 복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SBS 극본 공모 만장일치 선정작…제작진 조합도 눈길
‘트라이’는 2021년 SBS 문화재단 극본 공모에서 만장일치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임진아 작가의 대본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당시 심사 과정에서 청춘 스포츠물 특유의 에너지와 캐릭터 서사가 강점으로 평가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진아 작가는 이후 꾸준히 업계에서 주목받았고, 지난 1월 열린 ‘2025년 하반기 SBS 콘텐츠 공로자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출에는 ‘모범택시2’를 공동 연출했던 장영석 감독이 참여했다. 빠른 전개와 유머 감각을 살린 장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스포츠 성장 서사와 결합하며 작품의 분위기를 완성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국내 반응 못지않게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글로벌 OTT 공개 이후 해외 커뮤니티에서는 럭비라는 낯선 종목을 한국식 청춘 서사와 결합한 점이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인간관계와 성장 과정에 집중한 이야기 구조가 문화권을 넘어 공감을 얻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종영 이후 시간이 흐른 뒤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은 사례는 드라마 시장에서도 흔치 않다. ‘트라이’는 화제성보다 작품성으로 다시 평가받으며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휴스턴 국제영화제 대상 수상을 계기로 스포츠 성장물 장르의 가능성을 다시 보여줬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K드라마가 장르 다양성을 넓혀가는 흐름 속에서 ‘트라이’가 남긴 기록 역시 의미 있는 사례로 남게 됐다.
허장원 기자 / 사진= SBS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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