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법 민사13부(김동빈 부장판사)가 복통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가 귀가 후 사망한 환자의 유족에게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2022년 2월 6일 오전, 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청주 소재 종합의료기관 응급실을 방문한 40대 A씨는 흉복부 엑스레이와 CT 촬영을 받았다. 당시 의료진은 '급성 장폐색 외 특이소견 없음'이라는 진단을 내렸고, 외래 추적관찰이 필요하다는 설명과 함께 A씨를 귀가시켰다.
그날 밤, 증상이 나아지지 않은 A씨는 동일 의료기관 응급실을 재방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의료진은 다음 날 추가 검사 끝에 장 천공 의심 소견을 확인하고 긴급 수술에 돌입했으나, A씨는 수술 후 활력징후가 불안정해지더니 결국 다발성장기부전으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 측은 "첫 방문 시점에 이미 입원이 필요한 상태였음에도 이를 놓치고 퇴원 조치한 것은 명백한 과실"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의료기관 측은 "입원 치료를 권고했으나 환자 본인이 거부해 귀가한 것"이라며 "당시 임상 증상과 검사 결과에 비춰볼 때 진료 및 처치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4년여에 걸친 재판 끝에 법원은 유족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첫 내원 당시 검사 수치가 패혈증 기준에 도달해 있었으므로 입원시켜 경과를 면밀히 살펴야 할 상황이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귀가 조치 과정에서 체온 측정만 이뤄졌을 뿐 혈압이나 맥박, 호흡 등 신체 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검사는 시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정의 소견 역시 "입원 후 추가 검사나 보존적 치료가 진행됐다면 사망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막을 가능성이 있었다"는 내용이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또한 "통상 환자 요청에 의한 퇴원 시에는 서약서를 작성하는데, 첫 방문 때는 해당 서류가 존재하지 않았다"며 "과거 유사 증상으로 내원했다가 별 탈 없이 회복했던 전력이 이번 귀가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진료 및 검사 절차 전반에서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 점 등을 감안해 배상 책임 비율을 2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은 A씨의 배우자에게 4천200만원, 자녀 2명에게 각각 2천700여만원, 부친에게 3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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