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강제추행 피해자 어머니 기자회견 "딸의 인권은 어디에"
손 후보 "해당 사건 변호하지 않았어야, 어머니에게 사과했다"
(순천=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변호사인 더불어민주당 손훈모 순천시장 후보의 성범죄 변호 이력이 지방선거 쟁점으로 부상했다.
손 후보가 가해자를 변호한 강제추행 사건 피해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그 유가족이 손 후보의 자질을 의심하고 나서자, 손 후보는 "사실관계를 부인하거나 2차 가해를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피해 회복, 합의를 이루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강제추행 피해자의 어머니 A씨는 19일 전남 순천시 저전동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손훈모 변호사에게 묻는다. 제 딸의 인권은 어디에 있느냐"고 말했다.
스무 살이 갓 넘은 평범한 대학생이던 딸은 가까운 사이였던 사람으로부터 강제추행 피해를 보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극심한 고통을 겪다가 2021년 12월 재판이 끝난 뒤 이듬해 2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 자리에 나온 것이 아니다"며 "딸은 재판 과정에서 큰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꼈다고 했다. 가해자 측 변호인의 질문과 대응은 어린 피해자에게 너무나 잔인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 변호인이 이제는 순천시장 후보로 나와 스스로를 '인권 변호사'라고 홍보하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도대체 누구의 인권을 말하는 것이냐. 제 딸의 인권은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공직에 나서는 사람이라면, 특히 인권과 정의를 말하는 사람이라면 과거 자신이 피해자를 어떻게 대했는지에 대해서도 시민 앞에 정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후보는 이 밖에도 나체 사진·영상을 게시하고 여성을 협박한 사건이나 미성년 추행 가해자를 변호한 이력으로 논란이 됐다.
진보당 이성수 순천시장 후보는 최근 성명을 통해 "(전)선거대책위원장의 금품수수 의혹 수사에 이어 성범죄자 변호 이력까지 알려져 지역 사회는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며 "(민주당은) 성범죄자 변호 이력을 이유로 서울의 (강북구청장) 후보직은 박탈하고 왜 순천에서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손 후보는 이에 대해 "자백, 반성을 전제로 피해 회복을 위한 피해자 측과 합의를 목적으로 수임한 사건들"이라며 "사실관계를 부인하거나 2차 가해를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피해 회복, 합의를 이루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손 후보는 "피해자의 불행한 소식을 듣고 (나도) 큰 충격에 빠졌고, 당시 그 사건 변호를 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생각에 어머니에게 사과도 했었다"며 "성범죄 사건은 대부분 피해자 측을 변호했지만, 일부 합의에 중점을 두고 가해자 측을 변호했던 일이 정치적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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