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영풍과 고려아연 간의 황산 처리 위탁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고려아연의 최종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위험물질 관리 책임을 둘러싼 오랜 갈등이 법적으로 일단락됐다.
고려아연은 영풍이 제기한 황산 취급대행 관련 거래거절금지 가처분 사건에서 최종적으로 승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서울고등법원 제25-2민사부가 영풍 측의 항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뒤, 영풍이 대법원에 추가적인 재항고를 제기하지 않음에 따라 이달 14일을 기해 고려아연의 승소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사법부의 이번 판단으로 온산제련소 내 작업자들과 울산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비롯해 화학물질 보관 시설의 노후화 및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계약 연장을 거부한 고려아연의 결정이 타당하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증명됐다.
앞서 고려아연 측은 지난 2024년 4월 시설 노후에 따른 사고 위험성과 적재 공간 한계 등을 근거로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에서 넘어오는 영풍의 황산 처리 대행 계약을 끝내겠다고 통보했다. 반면 영풍 측은 부당한 거래 단절이자 영업 방해라며 같은 해 7월 법원에 가처분을 냈으나, 2025년 8월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올해 4월 2심 재판부 모두 이를 기각했다.
특히 재판 과정에서 영풍 측의 미흡한 자구 노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제25-2민사부는 결정문을 통해 "채권자(영풍)는 아연을 생산하기 시작한 2003년경부터 현재까지 상당한 기간 동안 스스로 황산을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채무자(고려아연)에게 황산 처리를 위탁한 채 다른 대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고려아연은 2019년부터 대형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낡은 저장탱크를 철거해 왔다. 아울러 위탁 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2025년 1월까지 유예 기간을 두고 대행 업무를 유지하는 등 영풍 측이 자체적인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원 역시 영풍이 단기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판매를 늘리거나 수출용 탱크로리를 활용하는 등 독자적인 처리 방식을 강구할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항고심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이 사건 거래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여지도 상당히 있는 점, 영풍이 투하자본을 회수하고 황산 처리를 위한 다른 대체 방안을 마련할 기간이 충분히 부여됐거나 경과했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고려아연이 이 사건 거래거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음에도 오직 영풍의 사업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이 사건 거래거절을 했다거나 이 사건 거래거절이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최종 승소는 당사의 황산 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이 정당했음을 입증함과 동시에, 영풍이 20년 넘게 자체적인 처리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위험물질 관리 부담과 안전 리스크를 전가해 왔음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앞으로도 근로자와 울산시민의 안전, 그리고 환경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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