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작은 말 한마디에 오래 흔들릴 때가 있다. 누군가의 표정이 신경 쓰이고, 거절당할까 봐 속마음을 숨긴다. 사랑받을 자격을 의심하고, 관계가 끝날까 두려워 지친 마음을 붙잡기도 한다. 문제는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자신을 대하는 방식이 오래 흔들렸기 때문일 수 있다.
'자존감 수업'은 낮은 자존감으로 내면의 갈등을 겪는 사람에게 건네는 실천형 심리서다. 정신과 의사이자 자존감 전문가인 저자는 자존감이 일, 사람, 사랑,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짚고, 회복을 위한 구체적 행동을 제시한다.
자존감이라는 말은 익숙하다. 다만 실제로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묻는 순간 답은 흐려진다. “나를 사랑하라”는 말은 많지만, 말만 반복한다고 마음이 바뀌지는 않는다. 책은 자신을 향한 시선, 감정, 행동을 바꾸는 연습이 회복의 출발이라고 말한다.
사랑과 관계를 다루는 부분은 특히 현실적이다. 사랑받을 자격을 의심하는 사람, 계속 확인받으려는 사람, 이별이 두려워 떠나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을 분석한다. 연애와 인간관계에서 반복되는 불안은 상대 태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자기 가치에 대한 불신이 관계의 방식을 흔든다.
직장 만족도, 직업 만족도, 자기 만족도를 구분하라는 조언도 실용적이다. 일이 힘들다고 해서 자신의 가치까지 무너뜨릴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책은 환경을 당장 바꾸기 어려운 사람에게도 지금 자리에서 마음을 지키는 방법을 알려준다.
훈련법은 책의 강점이다. 걷기, 감정 일기, 괜찮아 일기, 자기 자신에게 사과하기, 퇴근 후 회사 생각 멈추기 등 행동 과제가 촘촘하다. 거창한 결심보다 오늘 해볼 수 있는 작은 행동을 중시한다.
자존감 회복을 자전거 타기에 비유한 설명도 인상적이다. 자존감은 한 번 얻으면 끝나는 상태가 아니다. 흔들리고 넘어지고 다시 중심을 잡는 과정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넘어지지 않는 사람이 되는 일이 아니다.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고, 상처를 살피며, 다시 탈 수 있는 사람이 되는 일이다.
'자존감 수업'은 위로에 기대지 않는다. 따뜻하지만 단호하다. 자기혐오, 죄책감, 무기력, 불안에 자주 빠지는 사람에게 감정의 이름을 찾고 반응을 바꾸는 법을 권한다. 자존감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아니다. 그러나 삶의 중심을 다시 잡게 하는 마음의 안전망은 될 수 있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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