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18일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성과점검 및 발전방향 세미나’에서 “정책펀드임에도 시의적절하게 대규모 집행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리벨리온은 국민성장펀드 출범 후 최초로 직접지분투자를 받은 AI반도체 기업이다. 리벨리온이 받은 투자액은 6000억원으로, 국민성장펀드가 올해 직접투자액으로 배정한 총 3조원 중 20%에 달한다. 박 대표는 “세 번의 심의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의 밸류에이션이 적당한지, 투자금이 회수될 수 있을지 등을 산업은행에서 받았던 평가의 연장선상에서 심사했기 때문에 빠르게 집행될 수 있었다”면서 “6000억원을 조달하려면 자체적으로 IR을 60~600번 해야했던 수고를 덜었다”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세미나에서는 국민성장펀드의 현재까지 성과가 공유됐다. 출범 5개월 만에 11건을 승인하며 총 8조4000억원을 집행했고, 이 중 절반이 지방 기업에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안우이 해상풍력에 3조4000억원, 울산 전고체배터리 소재공장에 1000억원 등이 투입됐다. 국민성장펀드는 올해 △직접지분투자 3조원 △간접투자 7조원 △인프라 투·융자 10조원 △초저리대출 10조원 등 총 30조원을 첨단전략산업 중심으로 집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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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의 성과를 두고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국민성장펀드가 첨단 유망기업의 투자통로를 넓혔다”면서 “금융 패러다임이 보수적 관리에서 생산적 투자로 전환 중”이라고 평가했다.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은 “‘5극 3특’ 중심의 지역 균형발전 체제로 나아가는 데는 국민성장펀드의 운영이 중요하다”면서 “지역마다 각 산업특성에 맞는 다양한 금융 수요가 있기 때문에 긴밀해 소통해 지원 기업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지원,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세미나에서는 국민성장펀드가 대기업 지원자금으로 쓰이는 것에 대한 우려를 반박하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성장펀드가 최근 삼성전자 평택 5라인 AI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프로젝트에 2조5000억원의 저리대출을 실행한 것에 일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는데 이에 대해 관점을 달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위는 HBM·파운드리 초격차를 위해 공장 가동 시점을 2030년에서 2028년으로 앞당기고 2차 협력사 등의 상생을 위해 국민성장펀드 저리대출을 승인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민성장펀드의 목적은 미래전략산업과 생태계 전반에 대한 지원이기 때문에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며 “앵커기업(핵심기업)을 지원하면 관련한 소부장 및 중소기업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기업 사업 규모가 커지면 낙수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다.
그러면서 “전 세계는 현재 AI 및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위주로 산업 중심이 이동하는 중”이라면서 “이러한 산업은 연구개발부터 상용화까지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 정부 지원이 필수다”라고 덧붙였다.
첨단전략산업에 대해 미국은 칩스법, IRA법을 통해 총 70조원 보조금 지급안을 추진 중이고, 중국은 반도체에 562조원 펀드 투자를 결정했다. 일본은 400조원대 경제대책을 마련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기업 지원은 기업 규모가 아닌 생태계 파급 효과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면서 “금융권에서 전문과학기술 등 고위기술산업으로 투입되는 자금은 10%도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민간금융, 국민성장펀드 참여엔 저조
금융위원회는 국민성장펀드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민간 금융사의 참여가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는 국민성장펀드의 4가지 지원책 중 저리대출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정구 산업은행 총괄사무국장은 “생산적금융은 각 금융지주별로 속도가 나고 있지만 국민성장펀드는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금융지주들은 국민성장펀드를 연간 총 10조원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2조원 투자에 그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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