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용 약이 치명적 독으로…'의약품 살인사건'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 이것은 왜 오렌지주스인가 = 자크 프롤리히 지음. 김병순 옮김.
'오렌지 100'이라고 표기돼 있지만 라벨에는 '정제수', '향료' 등이 적혀 있다. 그렇다면 오렌지 100%라고 할 수 있을까. '무가당', '무알코올'이라는 제품도 당류나 알코올 성분을 미량 포함한 경우가 많다.
알쏭달쏭해도 일반인이 식품 라벨을 보고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영양성분표를 꼼꼼히 들여다보는 소비자도 많지 않다.
이 책은 영양 성분과 원산지 등이 표기된 식품 라벨이 언제, 왜 만들어졌고 어떻게 변화했는지 역사를 추적한다.
기술사를 연구해온 저자는 지극히 일상적으로 보이는 식품 라벨이 실제로는 오랜 시간에 걸친 기업, 정부, 소비자 간 힘겨루기 끝에 만들어졌음을 강조한다.
책은 19세기 말 이후 최근까지 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규제를 중심으로 식품 라벨을 둘러싼 정책 결정과 식품 관련 논쟁을 살펴본다.
1930년대까지 미국 식품 규제는 '불량식품'이나 '가짜 식품' 퇴출에 초점이 맞춰졌다. 1970년대에 이르러서는 가공식품 종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제조 과정도 복잡해지면서 '진짜'의 기준이 모호해졌다.
그러면서 제조사는 정보를 충실히 제공하고 소비자에게 판단을 맡기는 '정보주의'로 FDA의 규제 방향이 바뀌었다.
저자는 영양성분표 이면에 숨은 의미를 드러내며 식품 라벨 내용에 지배당하지 않는 현명한 소비를 강조한다.
그는 "소비자가 개인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 라벨이지만, 소비자가 선택할 기회를 갖기 전에 그 라벨의 틀을 짠 막후 전문가들의 영향력에서 누구도 결코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따비. 552쪽.
▲ 의약품 살인사건 = 백승만 지음.
'우유주사'로 알려진 프로포폴 사건, 감기약을 마약 대용품으로 악용하는 범법자 등 의약품이 범죄 관련 뉴스에 최근 자주 오르내린다.
수면제를 이용한 살인 사건 등 의약품이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치명적인 독으로 돌변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약학대학 교수이자 과학 작가인 저자가 의약품을 이용한 범죄 사건들을 파헤치며 약과 독의 미묘한 경계를 들여다본다.
이와 더불어 의약품을 둘러싼 과학적 원리와 위험 관리에 대해서도 조명한다.
책은 약을 다루는 사람들의 안일함과 오남용으로 인한 범죄와 사고 사례를 추적한다.
실제 사건을 중심으로 약의 화학적 성분이 인체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왜 같은 물질이 치료제가 되기도 하고 치명적인 독이 되기도 하는지 풀어낸다.
멀미약 주성분 스코폴라민이 살해 도구가 되기도 하고, 비타민A를 과다하게 섭취해 간경화로 사망에 이른 사례도 있다. 계획적 살인 외에 뜻하지 않게 일어난 과실치사 사건도 소개한다.
해나무. 336쪽.
double@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