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주권시민칼럼] 피지컬 AI 시대, 소비자 보호의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소비자주권시민칼럼] 피지컬 AI 시대, 소비자 보호의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

소비자경제신문 2026-05-18 08:52:49 신고

3줄요약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신현희 정책실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신현희 정책실장

[소비자경제]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신현희 정책실장 = 인공지능(AI)은 이제 화면 속 기술을 넘어 현실 공간을 직접 움직이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과거 AI가 검색, 번역, 추천처럼 디지털 환경에서 정보 처리에 머물렀다면, 현재는 인간의 생활 공간에 직접 개입하며 판단과 행동까지 수행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자율주행차, 배달로봇, 돌봄로봇, AI 가전, 웨어러블 기기 등은 이미 일상 속에서 작동하며 소비자의 생활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확산이 아니라 산업 구조의 전환을 의미한다. AI 산업의 중심이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에서 물리적 기기와 로봇 중심 체계로 이동하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영향력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은 2025년 약 816억 달러(약 113조 원)에서 2033년 약 9,603억 달러(약 1,33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36.1%에 달하며, 단기간 내 급격한 시장 재편이 예상된다. 향후 소비자는 가정, 이동, 의료, 돌봄, 쇼핑, 물류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피지컬 AI와 직접 상호작용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기술 확산 속도에 비해 이를 둘러싼 소비자 보호 체계와 안전 기준은 여전히 충분히 정비되지 못한 상태이다. 피지컬 AI는 인간의 물리적 환경에 직접 개입한다는 점에서 기존 디지털 서비스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단순한 정보 오류를 넘어 실제 신체적·재산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시스템의 오작동은 교통사고로 직결될 수 있으며, 돌봄로봇의 판단 오류는 노약자나 아동과 같은 취약계층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 관련 사고와 배달로봇 충돌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된다. 기술이 일상 깊숙이 들어올수록 소비자가 감당해야 할 위험 역시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안전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AI 기반 가전과 웨어러블 기기는 소비자의 음성, 위치, 건강 상태, 생활 패턴 등 민감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한다. 소비자는 이러한 데이터가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고 활용되는지 충분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편의성 확대 이면에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약화와 감시 가능성 확대라는 구조적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또한 피지컬 AI는 제조사, 플랫폼 사업자, 소프트웨어 개발사, 데이터 제공자 등 다양한 주체가 결합된 복합 구조로 작동한다. 이로 인해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기기 결함인지, 알고리즘 판단 오류인지, 데이터 학습 문제인지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워 소비자가 피해 구제 과정에서 사실상 입증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알고리즘에 기반한 차별 가능성도 중요한 쟁점이다. AI는 소비자의 구매 이력, 행동 데이터, 이용 패턴 등을 분석해 가격이나 서비스 조건을 차등화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는 이러한 결정의 기준을 확인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왜 다른 조건이 적용되는지 알 수 없는 정보 비대칭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는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시장의 공정성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보호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기존처럼 피해 발생 이후 대응하는 사후 구제 중심 구조만으로는 피지컬 AI 환경을 충분히 관리하기 어렵다. 따라서 사전 예방 중심의 규제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고위험 AI에 대한 사전 안전 인증과 지속적 사후 모니터링 체계가 강화되어야 한다. 사고 발생 시 소비자에게 과도한 입증 책임이 전가되지 않도록 책임 구조를 명확히 재설계해야 한다.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 강화, 알고리즘 투명성 확보, 분쟁조정 제도의 실효성 강화, AI 책임보험 도입 확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피지컬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의 정교함 자체에 있지 않다. 얼마나 빠르고 강력한 기술을 개발하느냐보다, 그 기술이 얼마나 안전하게 작동하고 책임 있게 관리되느냐가 핵심 기준이 된다. 기술이 인간의 삶 속으로 들어온 만큼, 소비자 보호 또한 정책의 주변이 아니라 중심으로 재배치되어야 한다.

 

npce@dailycnc.com

Copyright ⓒ 소비자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