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 정상이 북한의 핵 포기라는 공동 목표를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백악관은 17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팩트시트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역시 같은 날 ABC 방송 인터뷰에서 양국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기조 유지에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핵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면서 비핵화 논의 자체를 일축하고 있는 북한의 행보를 감안할 때, 이번 합의는 평양의 핵보유국 인정 야망에 국제사회가 동조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다만 실질적 압박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수년간 중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규탄과 추가 제재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며 한미일과 간극을 드러내 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대화나 압박 카드는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양 정상이 베이징 회담에서 한반도 현안을 다뤘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으나, '비핵화'라는 구체적 의제에 대한 공감대가 공식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14일 회담 직후 중국 신화통신은 중동·우크라이나·한반도 등 주요 국제 이슈를 논의했다고 보도했으나, 당시 백악관 발표문에는 한반도 관련 언급이 전혀 없었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도 의제에 올랐다. 그리어 대표는 두 정상이 해당 수역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행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직접적 조치를 요구하지는 않았으며, 대신 이란에 대한 물자 지원 차단에 초점을 맞춰 약속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대만 무기 판매 이슈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이 나왔다. 그리어 대표는 미국이 오랜 기간 대만에 무기를 공급해 왔지만 오바마·부시 행정부 시절 판매가 중단된 전례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양국 간 안정적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접근 방식을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대만 해협의 현상 유지가 최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고, 중국이 이를 변경하려 할 경우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분야에서도 성과가 거론됐다. 그리어 대표는 CBS 인터뷰에서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중국·한국 등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무역법 301조 조사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과잉생산 문제가 확인되면 관세·서비스 수수료·수입 쿼터 등 다양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동시에 최근 며칠간 중국이 쇠고기·가금류 등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완화하기 시작했다며 이번 회담의 경제적 성과를 부각했다.
한편 그리어 대표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수행원으로 동행해 14일 정상회담과 이튿날 차담·업무오찬 등 모든 공식 일정에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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