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대표부 수장인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가 최근 미중 정상회담의 외교적 성과를 직접 공개했다. 17일(현지시간) ABC 방송 인터뷰에서 그는 '회담 성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에 대해 여러 항목이 있으며 구체적 내용은 며칠 내 팩트시트로 발표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특히 외교 정책 측면에서 의미 있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그는 강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계속 유지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무료 개방과 안전한 항행 보장에 대해서도 양측 정상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그리어 대표는 덧붙였다.
그리어 대표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에 동행하며 14일 정상회담은 물론 다음 날 진행된 차담과 업무오찬까지 모든 공식 일정에 참석한 인물이다.
핵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비핵화 자체를 완전히 거부하고 있는 북한의 현 행보를 감안할 때, 이번 합의는 핵보유국 지위를 얻으려는 평양의 시도를 국제사회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공동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실질적인 대북 압박 강화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북중 유대를 중시하는 베이징은 최근 수년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유엔 안보리 차원의 규탄과 추가 제재에 협력을 거부하며 한미일과 다른 노선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 역시 비핵화 목표는 견지하고 있으나, 산적한 대외 현안 속에서 이를 실현할 구체적 대화나 압박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이징에서 열린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가 의제에 올랐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으나, '비핵화'에 대한 명시적 합의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4일 회담 직후 중국 신화통신은 양 정상이 중동·우크라이나·한반도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지만, 백악관 공식 발표에서는 한반도 관련 내용이 빠져 있었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구체적 약속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해협 관련 행동을 직접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신 이란에 대한 물적 지원을 차단하는 데 집중했으며, 이에 대한 확약을 받아냈다는 것이 그의 답변이었다.
대만 무기 판매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그리어 대표는 미국이 오랫동안 대만에 무기를 공급해왔지만 판매가 중단된 시기도 여러 차례 있었다며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 시절을 언급했다. 미중 관계의 안정적 유지가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접근법을 검토 중이라고 그는 밝혔다.
다만 대만 해협의 현상 유지에는 어떤 변화도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분명한 입장을 취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미국의 대만 정책은 변함없으며, 시진핑 주석이 이를 바꾸려 할 경우 당연히 고려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별도의 CBS 인터뷰에서 그리어 대표는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중국과 한국 등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무역법 301조 조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중국 측도 미국이 수입 통제를 위해 일정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것임을 인지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조사 결과를 미리 단정할 수는 없지만 중국 등의 과잉 생산 문제가 예상대로 확인되면 관세나 서비스 수수료, 수입 쿼터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할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회담의 경제적 성과도 부각했다. 그리어 대표는 최근 며칠간 중국이 쇠고기와 가금류 등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대폭 완화하는 조치를 취했다며, 베이징이 미국산 수입 확대를 위한 행동에 이미 나섰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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