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앞두고 마지막 담판에 돌입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과문 발표에 이어 정부가 총파업 시 긴급조정권 포함 강력 대응을 예고한 만큼 노사가 한발 물러선 타결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정부와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오전 10시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한다. 오는 21일로 예고된 전면 총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협상 테이블로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직접 참관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중노위 중재로 지난 11일부터 13일 새벽까지 약 30시간의 1차 사후조정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해소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섰다.
1차 사후조정 결렬 후 '추가 대화는 없다'며 극한 대립으로 치닫던 노사는 사측의 실무 협상 라인 정비와 노조 측의 성실 교섭 약속을 통해 협상 불씨를 살려냈다.
사측은 교섭 실무를 책임지는 대표교섭위원을 기존 김형로 부사장에서 DS(반도체) 부문의 여명구 피플팀장(상무)으로 전격 교체했다. 노조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실질적 권한을 가진 협상 파트너 배치'를 수용한 것이다. 방어적 태도에서 벗어나 절충안 마련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노조 측 역시 전향적인 대화 기조로 돌아섰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사측의 인적 쇄신과 대화 재개 요청에 호응하며 "18일 열리는 사후조정에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임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의 호소와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 등도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사가 대화 테이블에서 기존 입장을 얼마나 내려놓을지는 미지수다. 노조는 2차 사후조정 협상에 임하면서도 성과급 상한제 폐지와 함께 연간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제도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1차 협상 과정에서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에 600%대 성과급을,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부 등 비(非)메모리 사업부에는 최대 100%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은 "메모리 사업부는 성과급 5억원을 받는데 파운드리 사업부는 8000만원만 받는다면, 그 직원들이 계속 일할 동기가 있겠느냐"며 DS(반도체) 부문 전체에 대한 일괄적인 성과급 지급을 주장한다.
사측은 경영 환경의 유연성과 재무 여력 확보를 위해 DS 부문 일괄 성과급 지급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반도체 직원 중심의 초기업노조가 파업을 볼모로 밥그릇 챙기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면서 노조 자체에 대한 신뢰성도 악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임금 교섭이 DS 부문에 지나치게 치중되면서 모바일·가전 등 DX 부문 직원들의 소외감이 증폭되고 있다.
실제 내부 불만이 폭발하며 최근 한 달간 노조 탈퇴를 신청한 인원이 4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초기업노조 내 DX 부문 조합원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일각에서는 초기업노조의 과반 노조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기업 총수와 정부 당국까지 나서면서 협상 타결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노사 모두 파업 돌입 시 발생할 파국적 리스크를 고려해 협상 테이블에 유연한 카드를 들고 나와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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