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LG화학·롯데케미칼·여천NCC·대한유화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의 범용 제품 스프레드는 지난 2월 말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KB증권 추정치에 따르면 LG화학의 석화 제품 스프레드는 1월 톤(t)당 183달러에서 4월 329달러까지 치솟았으며, 같은 기간 여천NCC는 96달러에서 245달러, 대한유화는 202달러에서 287달러까지 올랐다. 롯데케미칼은 240달러에서 249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제품 스프레드는 제품 가격에서 나프타 등 원재료 가격을 뺀 값으로, 에틸렌의 경우 통상 250달러에서 손익분기점이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사태로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급등하자 스프레드 또한 자연스럽게 확대됐다. 원재료를 구매한 뒤 제품 판매까지 약 1~2개월이 걸리는데, 그 전에 사놓은 값싼 원재료로 제품을 만들어 판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이 덕분에 롯데케미칼은 무려 10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LG화학 역시 석화 사업에서만 1650억원의 이익을 냈다.
업계에서는 중동 사태가 봉합 국면에 접어들 경우 현재의 반사효과도 점차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는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치며 수요 회복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석화 업계 침체의 핵심 요인인 중국의 공급과잉 물량이 여전히 부담이라는 점도 변수다. 실제로 석화 제품 스프레드는 이미 4월 고점을 찍은 뒤 5월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핵심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비싸진 만큼 그에 따른 부담도 확대되는 추세다. 만약 중동 사태가 마무리되고 원유 공급이 정상화할 경우 석화 제품 가격이 급락해 대규모 손실을 볼 가능성도 점쳐진다. 비싼 가격에 원재료를 사 놨는데, 제품은 싼 값에 판매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반론도 있다. 중동 지역 정세가 여전히 불안정한 데다,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당분간 제품 가격의 하방 압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전쟁으로 중동 내 주요 석화 시설이 타격을 입는 등 아시아 지역 설비 가동률이 낮아진 것도 공급 조절 요인으로 거론된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황이 완전한 회복 국면이라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중동 리스크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일정 수준의 가격 지지력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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