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표 ‘피지컬 AI’, 언제나 ‘사람’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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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표 ‘피지컬 AI’, 언제나 ‘사람’ 향했다

투데이신문 2026-05-17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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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지난 14일 서울시 서초구 소재 현대차·기아 양재사옥에서 열린 ‘로비 스토리 타운홀’에 참석해 토크 세션을 진행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지난 14일 서울시 서초구 소재 현대차·기아 양재사옥에서 열린 ‘로비 스토리 타운홀’에 참석해 토크 세션을 진행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고, 그 결실들을 전 세계 모든 고객들과 나누며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2020년 10월 취임사에서 강조한 말이다. 전통적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모빌리티 전반을 아우르는 인간 중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는 로보틱스·피지컬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정신적·신체적 피로도가 높은 정밀 작업을 로봇이 대신해 현장 안전성을 강화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인간과 로봇의 조화로운 협업과 공존 관계를 형성하는 게 목표다. 

17일 현대차에 따르면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에 임직원 편의를 위한 서비스 로봇 3종을 도입했다. 로봇 도입을 통해 임직원과 로봇이 함께 업무를 수행하는 환경 구축, 인간 중심의 피지컬 AI 선도 기업으로 나아갈 계기점이 될 것이란 기대가 실린다. 

현대차의 도전은 정 회장의 기술 철학에서 시작된다. 정 회장은 수석부회장 시절부터 ‘사람을 위한 기술’을 강조했다. 201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모빌리티 이노베이터스 포럼(MIF)’을 찾아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면 혁신적 모빌리티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며 “현대차그룹은 인문학적 관점에서 인간 중심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있다”고 역설한 바 있다.

사옥에 배치된 로봇은 그룹의 미래 전략을 임직원이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게 돕는 장치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박민우 사장은 지난 14일 사옥에서 열린 ‘로비 스토리 타운홀’ 행사 과정에서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공간에서 업무를 수행하며 자연스럽게 로봇 기술 경쟁력을 체감할 수 있다”며 “앞선 로보틱스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이 편리함을 제공하는 다양한 공간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기아 양재사옥에 투입되는 로봇 3종. 왼쪽부터 달이 가드너, 달이 딜리버리, 스팟.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기아 양재사옥에 투입되는 로봇 3종. 왼쪽부터 달이 가드너, 달이 딜리버리, 스팟.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앞으로 사옥 로비에서 만나게 될 로봇은 ▲관수 로봇 ‘달이 가드너’ ▲배송 로봇 ‘달이 딜리버리’ ▲의전 및 보안용 ‘스팟’이다. 달이 가드너는 곳곳에 배치된 조경 식물에 물을 공급하는 로봇이다. 다양한 센서로 공간을 3차원으로 인식하고 식물·흙·화단을 구분하고, 정확한 위치에 물을 분사할 수 있는 로봇 팔을 갖췄다. 

달이 딜리버리는 1층 카페에서 음료를 수령해 각 층의 픽업존까지 배달한다. 정확한 배송을 위해 주문자의 얼굴을 인식하는 시스템이 탑재됐다. 보안용 스팟은 현대차의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플랫폼으로 활용한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에서 개발한 자율주행 모듈을 탑재했다.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자율적으로 건물 곳곳을 순찰하며 보안관리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비전은 ‘인간을 향한 진보’다. 기술적 진보가 인류에 대한 깊은 배려와 맞닿아 있을 때 의미를 가진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로보틱스 기술도 사람을 중심으로 개발됐다. 시작은 의료용 로봇이었다. 현대차는 2015년 ‘의료용 외골격 로봇(H-LEX)’을 공개했다. 걸음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보행 보조 로봇이다. 이는 2017년 ‘의료용 착용 로봇(H-MEX)’으로 진화했다. 단순한 보행 보조를 넘어 하반신 마비 환자가 걸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후 정 회장이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면서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2019년 로봇 분야를 전담하는 로보틱스랩을 신설해 의료를 넘어 산업까지 연구 분야를 넓혔다. 다년간 로봇 개발 경험을 축적하며 2024년 웨어러블 로봇 브랜드 ‘엑스블(X-ble)’을 출범했다. 무한한 잠재력을 뜻하는 ‘X’와 무엇이든 현실화할 수 있다는 의미의 ‘Able’을 결합했다.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의 대표 격인 어깨 근력 보조 로봇 ‘엑스블 숄더’는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현대차·기아, 현대로템, 현대모비스, 소방청이 협업해 제작한 무인소방로봇.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기아, 현대로템, 현대모비스, 소방청이 협업해 제작한 무인소방로봇.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의 로보틱스 비전은 ‘인류의 역량’을 확대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모든 사물이 제한 없이 움직이는 미래 생태계(MoT) 구축이 목표다. 대표적인 사례가 ‘플러그 앤 드라이브(PnD)’와 모베드(MoBED)다. PnD는 사물에 결합해 이동성을 부여하는 모빌리티 솔루션이다. 모베드는 상부에 다양한 모듈을 결합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이다. 이동의 제약을 줄일수록 인간을 돕는 서비스의 종류가 다양해지는 만큼 ‘사람을 위한 기술’에 부합한다.

현대차·기아, 현대로템, 현대모비스, 소방청이 협업해 제작한 무인소방로봇도 인간의 안전을 추구하는 기술적 방향성이 드러난다. 해당 로봇은 자율주행 보조시스템·AI 시야 개선 카메라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붕괴 위험이나 고온, 폭발, 연무, 유독가스 등으로 소방대원이 진입할 수 없는 고위험 현장에 선제 투입돼 골든타임을 확보한다. 

현대차는 휴머노이드를 통해 이동 수단과 물류 시스템, 로봇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완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현대차 피지컬 AI 전략의 핵심이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휴머노이드 트레이닝 센터(RMAC)를 가동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기술을 통해 인류가 무엇을 이룰 수 있는가에 중점을 둔다”며 “인류 발전을 위해 인간과 로봇이 진정한 협력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기업 가치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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