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이태훈 기자] 압두코디르 후사노프가 이번 시즌만 두 번째로 ‘아시안 패싱’을 당한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맨체스터 시티는 16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잉글랜드 FA컵 결승전에서 첼시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지난 시즌 FA컵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다시 정상에 올랐다.
팽팽한 흐름이었다. 양 팀은 전반전을 0-0으로 마쳤고, 후반 들어서도 쉽게 균형이 깨지지 않았다. 먼저 웃은 쪽은 맨시티였다. 후반 29분 엘링 홀란드의 패스를 받은 앙투안 세메뇨가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맨시티는 이 한 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 승리를 거뒀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맨시티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에서 또 하나의 트로피를 추가했다. 지난 10년간 무려 20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잉글랜드를 넘어 유럽 최강팀 중 하나로 자리 잡은 맨시티는 2022-23시즌 이후 3시즌 만에 FA컵 정상에 복귀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도 맨시티 부임 후 세 번째 FA컵 우승이었다.
논란의 장면은 경기 후 시상식에서 나왔다. 맨시티 선수단은 관중석으로 올라가 우승 메달을 수여받고 있었다. 선수들이 차례로 메달을 받는 가운데, 후사노프 역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며 시상대에 올랐다.
하지만 후사노프가 메달을 건네받는 순간 중계 화면이 갑자기 전체 관중석을 비추는 앵글로 전환됐다. 이후 후사노프가 메달을 받은 직후에야 다시 선수 클로즈업 화면으로 돌아왔다. 메달을 목에 거는 장면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것이다. 이른바 ‘아시안 패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더욱 아쉬운 이유는 후사노프가 이날 우승에 분명한 공헌을 했기 때문이다. 후사노프는 결승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맨시티의 무실점 승리를 뒷받침했다. 수비진의 한 축으로 첼시 공격을 막아냈고, 팀이 1-0 승리를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우승 메달을 받는 순간만큼은 중계 화면에서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후사노프가 ‘아시안 패싱’ 의심 장면의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EFL컵 우승에 이어 이번 시즌에만 두 번째로 비슷한 상황이 포착되면서 국내외 축구팬들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 선수가 중요한 순간 화면에서 배제되는 듯한 장면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대표적인 사례는 박지성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수많은 우승에 기여했지만, 단체 사진이나 시상식 장면에서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는 듯한 모습이 여러 차례 회자됐다. 이후 기성용, 손흥민, 지소연, 김민재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도 비슷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가장 최근에는 이강인이 있었다. 이강인은 지난해 여름 파리 생제르맹 소속으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강인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 중계 화면은 뜬금없이 우승 트로피 쪽으로 전환됐다. 반면 아치라프 하키미가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장면은 클로즈업으로 잡히면서 국내 축구팬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물론 중계 화면 전환이 의도적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시상식 장면에서는 여러 선수와 현장 분위기를 동시에 담기 위해 카메라 앵글이 자주 바뀐다. 그러나 특정 아시아 선수들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비슷한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팬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후사노프는 이날 분명 맨시티의 우승 주역 중 한 명이었다. 풀타임 출전으로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고, 자신의 커리어에 중요한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그 순간은 중계 화면에 제대로 담기지 않았다. 이번 장면이 또 한 번 ‘아시안 패싱’ 논란으로 번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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