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는 가볍게, 마음은 넉넉하게 채울 수 있는 길을 찾는다면 지금 바로 이곳을 눈여겨봐야 한다. 5월의 연둣빛 녹음이 호수 수면 위로 짙게 번지는 전남 장성호 수변길은 요즈음 걷기 나들이객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주말 입장료를 내면 곧바로 지역 상품권으로 돌려주니, 사실상 '0원'으로 일상의 피로를 싹 씻어내는 셈이다. 물 위를 가로지르는 노란색 출렁다리에서 느끼는 아찔한 즐거움과 발끝에 닿는 조용한 숲의 기운은 걷는 내내 시원한 개방감을 안겨준다. 하늘과 물, 그리고 숲이 남다른 조화를 이루는 장성호의 두 가지 길 속으로 안내한다.
하늘과 호수를 잇는 노란색 선율, 옐로우와 황금빛 출렁다리
호수 제방 좌측에 마련된 '출렁길'의 중심에는 두 개의 대형 다리가 있다. 2018년 먼저 세워진 '옐로우 출렁다리'는 선명한 노란 주탑이 하늘을 찌를 듯 서 있어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온다. 154m 길이의 다리 위에 서면 발아래로 호수가 넘실대며 걷는 내내 묘한 긴장감을 준다. 다리 중앙으로 갈수록 흔들림이 더해져 걷는 재미를 더한다.
이어 2020년 문을 연 '황금빛 출렁다리'는 다리를 지탱하는 커다란 기둥이 없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이 없어서 호수 전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다. 5월의 연초록 산등성이가 두 다리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어 사진을 남기기에도 그만이다. 두 다리는 호수 수면과 가까워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한 개방감을 안겨준다.
걷는 이의 목적에 맞춰 고르는 두 가지 길, 출렁길과 숲속길
장성호 수변길은 걷는 사람의 취향이나 동반자 상황에 따라 코스를 정할 수 있다. 호수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걷는 8.4km의 '출렁길'은 나무 데크가 잘 갖춰져 있어 탁 트인 풍경을 즐기기에 좋다. 경사가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편하며, 다리 위에서 느끼는 짜릿한 진동을 원하는 이들에게 잘 맞는다.
반면 호수 우측에 조성된 4km의 '숲속길'은 우거진 나무가 만든 그늘을 따라 걷는 조용한 산책로다. 흙을 밟으며 걷는 자연스러운 느낌을 선호한다면 이 길을 추천한다. 특히 숲속길은 반려동물과 함께 걸을 수 있어 반려견과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 출렁길은 다리 폭이 좁고 안전을 위해 동물의 출입을 막고 있으니, 반려견 동반객이라면 숲속길 코스를 이용해야 한다.
부담 없는 입장료와 걷는 기쁨을 더하는 편의 시설
이곳의 장점은 알뜰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평일에는 상시 무료로 개방하며, 주말과 공휴일에는 3000원을 받지만 이를 곧바로 '장성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돌려받은 상품권은 수변길 안에 있는 편의점이나 카페, 분식점 등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어 실질적인 입장비는 0원인 셈이다. 여행객에게는 공짜 여행의 기쁨을 주고, 지역 상인들에게는 보탬이 되는 일석이조의 방법이다.
하절기인 5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주차 공간도 넉넉히 마련되어 있어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가볍게 다녀오기 좋다. 걷다 지칠 때쯤 나타나는 '출렁정'과 '넘실정' 쉼터는 가벼운 간식을 먹으며 호수 바람을 쐬기에 좋은 장소다. 두 쉼터는 장성호의 수려한 경관을 감상하며 땀을 식히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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