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우유, 가격 지키다 공멸…지금이 구조 전환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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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우유, 가격 지키다 공멸…지금이 구조 전환 골든타임"

이데일리 2026-05-15 05:50: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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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아직까지는 국내 소비자들이 국산 우유에 대한 로열티가 있지만, 이대로 간다면 ‘수입 우유도 괜찮네’라는 인식이 쌓여 국내 우유 산업은 공멸할 수 있다.”

국내 우유 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생산비 상승과 소비 둔화, 수입 유제품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기존의 가격 유지 중심 구조만으로는 경쟁력을 지키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부터 미국·유럽산 유제품 관세가 사라지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이제는 단순 보호보다 산업 구조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 사이에서도 이미 대형마트와 온라인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멸균우유·치즈·버터 등 수입 유제품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국산 우유의 경쟁력이 더욱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현재 국산 우유의 상황을 “가격 경쟁에서 이미 뒤처진 구조”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의 문제는 우유값이 비싸다는 결과가 아니라,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원가 구조 자체”라며 “이 구조를 건드리지 않으면 어떤 정책도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우유 가격은 주요 국가와 비교해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국내 흰우유 소비자 가격은 1ℓ 기준 3000원 안팎으로 형성된 반면 수입 멸균우유는 1000원대 후반~2000원대 초반에도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업계에서는 관세가 완전히 사라질 경우 이 격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우유 가격이 높은 배경에는 생산비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사료비의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 속에서 국제 곡물 가격과 환율 변동이 그대로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이런 구조에서는 가격을 낮추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며 “결국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업계 경쟁력 확보의 핵심을 ‘규모의 경제’에서 찾았다. 현재처럼 소규모 낙농가 중심 구조에서는 원가 절감에 한계가 뚜렷한 만큼, 생산과 유통 전반에서 효율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산업 재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농가 간 결합이나 협업을 통해 생산 단위를 키우고, 유통 구조까지 함께 개선해야 전체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가격 연동 체계는 생산비 상승을 일정 부분 보전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가격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정책은 결국 소비자 이탈로 이어지고, 그 수요는 자연스럽게 수입 우유로 이동하게 된다”며 “가격 연동제를 완화하고 경쟁을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인식 변화도 우려다. 과거에는 ‘국산 우유가 더 신선하고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장기 보관이 가능한 수입 멸균우유 소비 경험이 늘면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도 확산하고 있다. 이 교수는 “아직까지는 국산 선호가 유지되고 있지만, 가격 차이가 계속 벌어지면 소비 패턴 변화는 불가피하다”며 “‘수입우유도 괜찮다’는 경험이 축적되면 시장 흐름이 빠르게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고 짚었다. 원가 절감과 산업 효율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생산비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 재정 지원과 함께, 구조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을 완화할 단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결국 목표는 ‘보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산비 절감을 위한 스마트 낙농 확대, 농가 간 협업 및 규모화, 유통 효율화 등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견해다.

수입 우유와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유업계의 전략 변화도 요구된다. 그는 “이제는 가격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운 만큼, 가공유 확대나 제품 차별화 등을 통해 시장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며 “동시에 원가를 낮춰 기본적인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해야 지속 가능한 산업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이 구조 전환의 분기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관세 철폐 이후 우유시장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현재의 고비용 구조를 유지한 채 가격만 지키려 한다면 국내 유업계는 경쟁력을 잃고 주도권을 넘길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단기 처방이 아니라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근본적인 접근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우유가 진열돼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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