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전기공급 없이 AI·반도체 강국 없어…원전·재생 믹스가 해답"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안정적 전기공급 없이 AI·반도체 강국 없어…원전·재생 믹스가 해답"

이데일리 2026-05-15 05:00:04 신고

3줄요약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대담 박철근 부장·정리 김형욱 이영민 기자] “반도체 공장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기차와 전기난방(히트펌프) 보급으로 우리나라 전력 수요는 지금의 최대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과거에는 석유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산업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얼마나 많은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입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최근 서울 서초구 홍수통제소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전력 확보와 공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계가 ‘에너지 체제의 대전환기’에 들어섬에 따라 우리나라의 에너지 전환 정책 역시 변곡점을 맞이했다는 게 김 장관의 설명이다.

AI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급증하고 있고, 자동차와 난방처럼 그동안 석유·가스에 의존했던 분야도 빠르게 ‘전기화’되고 있다. 산업과 일상 전반이 전기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김 장관의 예상대로 앞으로는 값싸고 안정적인 전기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나라가 제조업과 첨단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전력 공급이 불안정하거나 비용이 급등하면 AI·반도체·첨단 제조업 경쟁에서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

각국이 원전·재생에너지·전력망 투자 경쟁에 뛰어드는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 같은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나라 에너지 전환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김 장관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전기화 시대 한국 산업의 생존과 성장 기반이 될 ‘새로운 에너지 질서’를 설계하는 역할을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 장관이 생각하는 한국의 에너지 정책과 방향이 곧 한국의 산업 경쟁력과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김 장관은 이런 변화 속에서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함께 활용하는 ‘에너지 믹스’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양축으로 삼고, 태양광 발전량이 줄어드는 저녁과 새벽에 대비하는 형태로 이를 이뤄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AI·전기화로 전력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온실가스 배출 없는 발전으로의 전환 필요성도 커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해법은 뭘까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위주로 에너지 시스템을 새로 짜는 게 기본이 될 것이다. 태양광이 많은 낮 시간 전력 소비를 집중시키고 해가 진 이후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양수발전, 수력, 가스발전 등이 이를 보완하는 형태다. 재생에너지의 80%를 차지하는 태양광은 이미 석탄·가스보다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에 전력시장 논리가 작동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산업은 중국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기에 이를 늘리는 게 에너지 안보에 영향을 주리란 우려도 있다

“태양광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중국의 지배력이 강한 상황이지만 우리마저 태양광 산업을 육성하지 않는다면 중국이 전 세계 시장을 다 장악하게 될 것이다. 당장은 조금 비싸더라도 국산 태양광 설비를 쓰도록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 더 나아가 페로브스카이트 기반의 텐덤 셀과 같은 혁신적 기술을 통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다시 높여나가야 한다. 풍력 산업의 경우는 우리의 기반이 그렇게 허약하지 않기 때문에 일정 규모의 발주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빠르게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해 추가적인 신규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원전 신규 건설 계획을 결정하기에는 아직 좀 이른 단계다. 현재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총괄위원회에서 2040년까지의 발전원 구성에 대해 정밀하게 검토 중이다. 전문가 검토 과정에서 중간 진행 현황을 공개하고 토론하고 수정·보완해 나가는 과정을 거쳐 확정될 것이다.”

-중동 전쟁 여파로 올 여름 전기요금이 불안정해지리란 우려도 나오는데 이에 대한 대비도 하고 있나

“아직 직접적으로 전기요금에 영향을 주는 단계는 아니다. 전력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 연간 평균치가 1킬로와트시(㎾h)당 150원 안팎까지 오르면 한국전력(015760)공사의 재무 부담과 전기요금 인상 압력이 커지는데, 아직은 110원대다. 가스발전이 원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당분간 이를 줄이는 방식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당분간 계획정비가 끝난 석탄발전과 원전 활용을 최대한 높이기로 했다.다만, 현재 산업용 요금 대비 일반·주택·교육·농사용 등 다른 용도별 요금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대한 고민은 일부 남아 있다.”

-지역차등 전기요금제 도입도 추진 중인데 언제쯤 로드맵이 나올 수 있을까

“지금 몇 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지역별로 어느 정도의 가격 차이가 가능한지, 실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 아직 시점을 특정하긴 어렵지만 조만간 결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기후대응 차원에서 여름철 홍수 대비도 중요해졌다. 당장 올여름 홍수 대비는 어떤 상황인가

“한국수력원자력의 양수발전, 농어촌공사의 농업용수용 저수지 등을 활용해 신규 댐 없이 홍수 대비 ‘물그릇’ 용량을 약 10억t 더 늘려놨다. 지금까진 이들이 각자 목적에 따라 움직여 왔지만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일시적으로 홍수대응 용도로 쓸 수 있도록 만들어 방어력을 키웠다. 이게 실전에서 잘 작동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남은 과제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전쟁을 계기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플라스틱 폐기물 부담금을 일회용에는 더 부과하자는 지적을 했는데 이후 진행 상황은

“지금까진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빨대와 오래 쓰는 플라스틱 제품에 동일한 부담금을 부과해왔는데 이를 차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바 있고 대통령이 이에 공감했다. 속도감 있게 실행하되, 시장 부담을 고려해 우선 권고하고 일정 시점이 지나면 제도화하는 식으로 어느 정도 유연성도 발휘해 나갈 필요가 있다.”

-기후부 출범으로부터 반년이 지났다. 초기 규제 성격의 환경 정책과 진흥 성격의 에너지 정책이 상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지난 반년의 변화를 어떻게 평가하나

“그런 인식이 일부 남아 있지만 에너지 정책을 단순히 산업 진흥과 환경 규제라는 두 관점에서만 볼 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건 2억~3억년 전 땅속에 묻혔던 석탄·석유를 한꺼번에 쓰는 자연 파괴를 멈추고 인간과 다른 모든 생명체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자는 것인데, 기존 체제에선 이게 잘 안 됐다. 그래서 기후부가 신설된 것이고 현재 탄소 문명에서 탈탄소 녹색 문명으로 가기 위한 주무 업무를 맡고 있다. 아직 개개인의 인식·경험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큰 틀에선 모든 구성원이 이 같은 취지에 동의하며 활동하고 있다.”

김성환 장관은… △1965년생 △연세대 법학과 △연세대 행정대학원 도시 석사 △9~10대 노원구청장 △20~22대 국회의원 △21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정책본부장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