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뒤, 조정 들어가나”…코스피 사상 최고치에 덮친 ‘국민연금 150조 매물’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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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 뒤, 조정 들어가나”…코스피 사상 최고치에 덮친 ‘국민연금 150조 매물’ 공포

직썰 2026-05-15 00:00:00 신고

[그래픽=최소라 기자·제미나이]
[그래픽=최소라 기자·제미나이]

[직썰 / 최소라 기자] ‘반도체·밸류업’ 주도권 잡았지만 연기금 수격 이탈 시 ‘조정 불가피’ 우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환희에 젖어 있는 가운데, 시장 이면에서는 ‘1700조 원의 거인’ 국민연금이 쏟아낼 매물 폭탄에 대한 경계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증시 급등으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이 운용 목표치를 크게 이탈하면서, 자산 비중을 강제로 맞추는 이른바 ‘리밸런싱(Rebalancing)’ 압박이 증시의 최대 분수령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시장은 오는 15일 열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스피 랠리의 역설’…비중 25% 육박에 커지는 매도 압력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국내 증시의 가파른 상승세에 힘입어 전체 기금 규모가 1700조원 안팎까지 불어났다. 올해 초 이후 거둬들인 운용 수익만 250조원을 넘어서며, 단 4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수익에 육박하는 성과를 기록 중이다.

다만 이 같은 기록적인 수익률이 역설적으로 증시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가 공시한 지난 2월 기준 자산 구성은 해외주식(35.6%), 국내주식(24.5%), 국내채권(18.5%) 순이었다. 하지만 이후 코스피가 2월 말 대비 26%가량 추가 상승하면서 현재 국내 주식 비중은 25%를 상회한다.

올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14.9%다. 여기에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 범위인 ±3%포인트를 가산하더라도 운용 상한선은 17.9%에 불과하다. 현재 비중과 상한선 사이의 격차를 메우기 위해 원칙대로 매도에 나설 경우, 시장이 감내해야 할 매물 규모는 최대 150조원에 달할 수도 있다.

◇“연못 속 고래”의 행보에 증시 초긴장…반도체·밸류업 타격 우려

국민연금은 이미 지난 1월 기금위에서 한 차례 리밸런싱을 유예하며 시장 충격을 늦춘 바 있다. 그러나 코스피가 멈추지 않고 치솟으면서 추가 유예에 대한 부담은 더욱 무거워진 상태다. 특히 연기금의 매수세가 집중된 종목들의 타격이 우려된다. 올해 들어 연기금은 삼성전자우(6765억원), SK스퀘어(4682억원), 삼성SDI(4260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블록세일(시간외 대량매매)에 나서더라도 시장 영향은 피하기 어렵다”며 “주식시장 큰손인 만큼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매도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도체와 전력기기, 방산 등 주력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개선됐으나, 이를 기계적으로 매도할 경우 공들여 쌓아온 ‘코스피 재평가(레벨업)’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특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연금에 손을 대긴 어려운 만큼, 지난 1월과 같이 리밸런싱을 유예할 수도 있다.

◇15일 ‘중기 자산배분안’ 확정…“유연성” vs “원칙론”

내일(15일) 열리는 기금위는 향후 5년(2027~2031년)의 운용 청사진을 그리는 자리다. 핵심은 역시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의 유지 또는 상향 여부다. 전문가들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코스피 재평가 흐름을 고려하면 국내주식 목표비중 상향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유연한 리밸런싱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이 주식시장 조정 가능성까지 고려해 운용 원칙을 흔들 필요는 없다”며 정해진 포트폴리오 원칙 준수를 촉구했다.

수익성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국내주식 수익률이 채권 수익률을 크게 웃도는 만큼 채권 비중 조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2월 기준 국내 주식 수익률은 49.82%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국내 채권(-0.23%)과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결국 이번 기금위의 결정은 단순한 수급 조절을 넘어 코스피의 장기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국민연금도 투자기관인 만큼 책임감 있는 운용이 중요하다”며 “결국 수익률로 성과를 판단받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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