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욕민국] ⑪ 황혼 이혼 뒤 '참고 산 세월'의 민낯···노년 여성 상담 1순위 '남편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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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욕민국] ⑪ 황혼 이혼 뒤 '참고 산 세월'의 민낯···노년 여성 상담 1순위 '남편 폭력'

여성경제신문 2026-05-14 22:00:00 신고

3줄요약

‘성, 영어로 섹스(SEX)’라는 단어를 꺼내면 분위기가 굳는다. 10명 중 9명은 시선을 피한다. 말을 꺼낸 사람은 금세 자극만 좇는 사람으로 분류된다. 인간은 번식을 택해 영생을 이어왔다.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 성은 다른 언어로 불린다. 범죄, 수치, 자극. 저출산 해법은 정책에 집중돼 있다. 돈, 집, 시간. 왜 만나지 않는지, 왜 이어지지 않는지에 대한 질문은 보이지 않는다. 극단으로 흐른 성 인식, 위축된 여성과 남성, 서로를 경계하는 분위기. 여성경제신문이 묻는다. 우리는 언제부터 서로를 피하기 시작했을까. 껍질을 벗기면 구조가 드러난다. [편집자주]

전체 이혼 건수는 줄고 있지만 60세 이상 부부의 이른바 황혼 이혼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고령화·기대여명 증가·여성의 경제력 확대·이혼에 대한 인식 변화가 맞물리면서 노년기에도 불행한 결혼생활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으려는 선택이 가능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상담 현장에서는 그 결심의 배경으로 장기간 누적된 폭력·인격적 무시·경제적 방임이 함께 드러나고 있다. /챗GPT
전체 이혼 건수는 줄고 있지만 60세 이상 부부의 이른바 황혼 이혼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고령화·기대여명 증가·여성의 경제력 확대·이혼에 대한 인식 변화가 맞물리면서 노년기에도 불행한 결혼생활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으려는 선택이 가능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상담 현장에서는 그 결심의 배경으로 장기간 누적된 폭력·인격적 무시·경제적 방임이 함께 드러나고 있다. /챗GPT

# 60세가 넘어 헤어지는 '황혼 이혼', 역대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었다. 과거에는 자녀 교육이나 주변 시선 때문에 참고 살았던 여성들이었다. 한데 이제는 남편의 폭력이나 무시, 경제적 소홀함을 더 이상 견디지 않고 제2의 인생을 찾겠다고 나선 것이다. 특히 법원이 집안일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 재산을 공평하게 나눠주고, 국민연금을 나눠 받는 제도 등이 마련되면서 할머니 세대들도 이혼 후 스스로 살길을 찾을 수 있게 된 점이 이러한 변화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전체 이혼 건수는 줄고 있지만 60세 이상 부부의 이른바 황혼 이혼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고령화·기대여명 증가·여성의 경제력 확대·이혼에 대한 인식 변화가 맞물리면서 노년기에도 불행한 결혼생활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으려는 선택이 가능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상담 현장에서는 그 결심의 배경으로 장기간 누적된 폭력·인격적 무시·경제적 방임이 함께 드러나고 있다.

14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황혼 이혼 증가는 고령층의 이혼 선택이 늘어난 현상인 동시에 그동안 참고 유지해 온 결혼생활의 갈등이 노년기에 법률 문제로 표면화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여성의 경제적 자립 가능성·이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이혼 결심을 가능하게 한 조건이라면, 상담 현장에서 확인되는 남편 폭력 호소는 그 결심 뒤 누적된 피해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황혼 이혼 1만3700건 육박···역대 최대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8만8130건으로 전년보다 3021건 줄었다. 반면 남녀 모두 60세 이상인 부부의 이혼은 1만3743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943건 늘어난 수치로 199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국가통계포털(KOSIS), 구글 제미나이로 재구성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8만8130건으로 전년보다 3021건 줄었다. 반면 남녀 모두 60세 이상인 부부의 이혼은 1만3743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943건 늘어난 수치로 199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국가통계포털(KOSIS), 구글 제미나이로 재구성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8만8130건으로 전년보다 3021건 줄었다. 조이혼율은 인구 1000명당 1.7건으로 전년보다 0.1건 낮아졌다. 전체 이혼 건수는 감소했지만 평균 이혼 연령은 남성 51.0세, 여성 47.7세로 각각 전년보다 0.6세 높아졌다.

고령층 이혼은 전체 흐름과 달랐다. 지난해 남녀 모두 60세 이상인 부부의 이혼은 1만3743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943건 늘어난 수치로 199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전체 이혼에서 60세 이상 이혼이 차지하는 비중도 15.6%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혼인 지속기간별로도 장기혼 이혼 비중이 커졌다. 지난해 이혼한 부부 가운데 혼인 지속기간이 30년 이상인 경우는 전체의 17.7%로 가장 많았다. 이어 5~9년 17.3%, 4년 이하 16.3% 순이었다. 신혼기 이혼보다 30년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한 뒤 갈라서는 이혼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 셈이다.

60·70대 여성 이혼상담 1순위 '남편 폭력'

노년기가 길어졌고 이혼 이후에도 생활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는 고령 여성이 늘면서 불행한 결혼생활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으려는 선택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이혼한 부부 가운데 혼인 지속기간이 30년 이상인 경우는 전체의 17.7%로 가장 많았다. 이어 5~9년 17.3%, 4년 이하 16.3% 순이었다.(왼쪽)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2025년 노년 이혼상담 분석에 따르면 60대와 70대 여성 내담자가 제시한 이혼 사유 1순위는 모두 남편의 폭력 등 부당대우였다. 2025년 전체 여성 이혼상담 사유 중 남편의 부당대우는 55.1%로 집계됐다. /국가통계포털(KOSIS),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구글 제미나이로 재구성
지난해 이혼한 부부 가운데 혼인 지속기간이 30년 이상인 경우는 전체의 17.7%로 가장 많았다. 이어 5~9년 17.3%, 4년 이하 16.3% 순이었다.(왼쪽)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2025년 노년 이혼상담 분석에 따르면 60대와 70대 여성 내담자가 제시한 이혼 사유 1순위는 모두 남편의 폭력 등 부당대우였다. 2025년 전체 여성 이혼상담 사유 중 남편의 부당대우는 55.1%로 집계됐다. /국가통계포털(KOSIS),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구글 제미나이로 재구성

상담 현장은 이 같은 불행한 결혼생활의 구체적 내용을 보여준다. 고령 여성의 이혼상담에서는 단순한 성격 차이뿐 아니라 장기간 누적된 폭력·인격적 무시·경제적 방임이 함께 드러난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2025년도 상담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담소가 진행한 면접상담 2만646건 중 이혼상담은 5090건으로 24.7%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여성 내담자는 4013명, 남성 내담자는 1077명이었다.

이혼상담 여성 내담자 중 60대 이상은 22.1%였다. 남성 내담자 중 60대 이상은 49.1%로 절반에 가까웠다. 1995년 60대 이상 비중이 여성 1.2%, 남성 2.8%였던 점과 비교하면 노년층 이혼상담 비중이 장기적으로 크게 높아진 것이다.

특히 노년 여성 이혼상담에서는 남편의 폭력 등 부당대우 문제가 주요 사유로 제시됐다. 상담소의 노년 이혼상담 분석에 따르면 60대와 70대 여성 내담자가 제시한 이혼 사유 1순위는 모두 남편의 폭력 등 부당대우였다. 80대 이상 여성도 남편의 폭력 등 부당대우를 3순위로 제시했다.

전체 여성 이혼상담에서도 남편의 부당대우가 가장 많았다. 2025년 여성 이혼상담 사유 중 남편의 부당대우는 55.1%로 집계됐다. 반면 남성 이혼상담에서는 장기별거·경제갈등 등이 포함된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56.7%로 가장 많았고 아내의 가출이 29.0%로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상담 결과는 고령 여성의 이혼 결심 뒤에 누적된 가정폭력이 놓인 경우를 보여준다. 경제적 자립 가능성·자녀 성장·이혼에 대한 인식 변화가 결심을 가능하게 했다면 오랜 폭력·부당대우·경제적 방임은 그 결심을 하게 만든 결혼생활의 내용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이혼 후 자립 가능성·자녀 지지 등 변수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실제 황혼 이혼 사건에서 배우자의 가정폭력이 꽤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가정폭력이라고 하면 물리적인 폭력만 생각하기 쉽지만 배우자를 인격적으로 존중하지 않고 무시하거나 욕설하는 것, 경제적으로 생활비를 제대로 주지 않는 것까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60대 이상 여성들이 뒤늦게 이혼을 결심하는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60대 여성들은 예전에는 경제적으로 살기 어렵고 부모 이혼이 자녀 앞날에 영향을 미칠까 봐 선뜻 이혼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자녀가 성인이 된 뒤에는 더 이상 참고 살 이유가 없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이혼을 결심하는 사례가 있다"고 했다.

자녀의 지지가 이혼 결심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김 변호사는 "오랫동안 어머니가 고생한 것을 지켜본 자녀들이 이혼을 지지하고 함께 상담에 오는 경우도 꽤 있다"고 말했다.

이혼 이후 생활 가능성도 황혼 이혼 결심의 중요한 변수다. 김 변호사는 "이혼을 결심하는 가장 주된 요인 중 하나는 경제적으로 독립하거나 자립할 가능성이 있는지"라며 "이미 이혼을 결심한 분들은 지금과 같은 수준은 아니어도 경제적으로 생활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서서 상담을 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혼인기간 등을 고려해 재산을 균등하게 나누는 흐름이 있고 법원도 가사노동의 가치와 경제활동의 가치를 차등해서 봐서는 안 된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혼 이후의 생활 여건은 개인별로 달라질 수 있다. 혼인 중 형성된 재산 규모·재산 명의·배우자의 연금 수급권·실질 혼인기간 등에 따라 이혼 이후 경제적 안정성은 달라진다. 국민연금 분할연금 제도 역시 이혼한 배우자의 노후소득을 일부 보완할 수 있지만 전 배우자의 연금 수급권과 혼인기간 등 요건에 따라 실제 수급 여부와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오랜 폭력과 경제적 방임을 호소하는 고령 여성의 경우 이혼 과정에서 법률 조력과 함께 이혼 이후 생활 가능성에 대한 현실적인 상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이혼율= 인구 1000명당 한 해 동안 발생하는 이혼 건수를 뜻하는 지표다. 전체 인구 규모를 기준으로 이혼 발생 빈도를 파악할 때 쓰인다.

☞분할연금= 혼인기간 동안 정신적·물질적으로 기여한 점을 인정해 이혼 시 전 배우자의 노령연금액 일부를 나누어 받을 수 있는 국민연금 제도다.

여성경제신문 김정수 기자
essence@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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