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두 달 동안 석유제품 소비량이 다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고가격제 해제 여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최소 100달러 이하로 안정돼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9주간(3월 2주~5월 2주) 석유 소비량을 합산한 결과 지난해 대비 휘발유 소비는 3%, 경유 소비는 8% 감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13일부터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격에 상한을 정하는 최고가격제를 시행 중이다.
3월 휘발유 소비량은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4% 증가하는 등 전체 석유제품 소비량은 1% 늘었다. 반면 4월에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휘발유와 경유 소비량이 각각 7%, 1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휘발유와 경유 소비량은 각각 2%, 6% 감소했다.
휘발유 가격 역시 내림세다. 5차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인 지난 12일을 기점으로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휘발유 가격은 11일 ℓ당 2천11.90원에서 12일 2천11.85원으로 소폭 하락한 데 이어 이날 2천11.60원을 기록했다. 경유 역시 11일 ℓ당 2천6.41원에서 14일 2천5.77원으로 낮아졌다.
양 실장은 “전반적으로 가격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며 “국제 유가를 반영했다면 소비량이 더 줄었을 거란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만, 소비 위축의 부정적인 효과도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가 적절한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가격제에 대해 다양한 평가와 의견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화물차 기사나 전세버스, 택배기사 등 생업 종사자들이 심리적·경제적 안정감과 예측 가능성을 갖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현재 최고가격제 해제 여부를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하락하는 등 시장 상황이 안정될 경우 최고가격제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호르무즈 상황이 안정화하고 국제 유가의 예측 가능성이 확보되면 주유소 공급가격이 최고가격 이하로 내려가기 전에 제도가 종료될 것”이라면서도 “예측하기 어렵지만 국제유가가 100달러 이하로 내려가야 할 것 같다. 전쟁 전까진 아니더라도 90달러대로 내려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최고가격제 부작용과 관련해서는 해외 주요국들도 우리나라와 유사한 고유가 대응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중동전쟁 발발 이전과 비교한 국내 석유가격 상승률은 휘발유 19%, 경유 26% 수준으로 주요국 대비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부에 따르면 미국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모두 44% 올랐다. 영국·독일·프랑스는 휘발유 19~22%, 경유 28~37%가 올라 한국과 비슷하거나 높았다. 일본의 휘발유 가격은 7%, 경유는 9% 상승했다.
이날 오전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72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01.04달러 수준이다.
한편 산업부는 4~5월 국내 정유사의 비축유 스와프(SWAP·교환) 신청 물량은 약 3천100만 배럴이라고 밝혔다. 또 기업 요청에 따라 나프타 생산 비중이 높은 콘덴세이트에 대해서도 스와프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