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14일 계란 산지 기준가격을 결정하고 사업자에게 통지한 대한산란계협회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94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산란계협회는 2023년1월부터 2026년1월까지 지역별 특별위원회를 통해 수시로 각 지역의 계란 중량별(왕란·특란·대란·중란·소란) 기준가격을 결정해 구성사업자들에게 통지했다. 계란 농가들이 유통업체와 가격협상에서 불리해지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였다.
하지만 협회의 기준가격 결정이 사실상 계란 실거래 가격을 사실상 좌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공정위 조사 결과 지난 2023년부터 2025년 6월까지 계란 실거래 가격은 협회가 정한 기준가격과 매우 유사한 수준으로 형성됐다.
이에 공정위는 산란계협회의 기준 가격 고시가 회원사의 가격경쟁을 제한하고 실거래 가격이 높아지도록 유도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국내 산란계 사육업체의 총 사육 마릿수 대비 협회 소속 농가의 사육 마릿수 비중이 56.4%에 달해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점도 이번 제재에 반영됐다
협회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기준가격을 9.4% 인상한 점도 적발됐다. 이에 기준가격과 생산비의 격차가 2023년 781원에서 2025년 1440원으로 확대되며 소비자 가격이 오르는 동시에 농가의 순수익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협회의 가격 고시를 사업자 단체가 기준가격을 결정한 위법 행위로 보고 향후금지명령과 구성사업자에 법위반 사실 통지명령, 임직원 교육명령 등과 총 5억9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문재호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산란계협회가 올해 총회에서 의결한 예산이 약 8억원인 점을 기반으로 과징금을 결정했다"며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생산자단체 주도의 가격 결정 행위가 위법함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협회가 주관하던 계란 기준 가격은 정부가 대신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을 통해 산지 계란 가격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농가·상인·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계란 가격 검증위원회'를 통한 계란 가격 적정성 검증 체계도 가동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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