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슈퍼사이클 이면 노사 갈등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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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슈퍼사이클 이면 노사 갈등 '시한폭탄'

한스경제 2026-05-14 11: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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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거통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가 지난 2월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교섭거부 부당노동행위 한화오션 규탄 및 원청교섭 쟁취 공동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거통고하청지회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거통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가 지난 2월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교섭거부 부당노동행위 한화오션 규탄 및 원청교섭 쟁취 공동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거통고하청지회

|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임단협을 앞두고 예년과는 차원이 다른 노사 간 갈등 요소로 협상 과정에서 노동쟁의 행위와 파업 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선3사 기준 3.5년치 일감에 해당하는 역대급 수주잔량과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노조의 성과급·이익공유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3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하청노동자들의 원청 교섭 요구까지 가세하는 상황에 정년 연장, 인공지능(AI) 기술 공정 도입에 따른 고용안정 이슈까지 감안하면 올해 조선업계 임단협이 산업구조 전반의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기본급 14만96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을 포함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요구안을 지난 12일 확정했다.

▲ HD현대重 노조, 영업익의 30% 성과 공유 요구

노조는 이날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기본급 인상을 비롯해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의 30%에 대한 성과 공유 △통상임금 산입 범위 확대 적용 △휴양시설 유지를 위한 경상비 20억원 출연 등을 담은 요구안을 통과시켰다.

이와 별도로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 차원에서 회사가 AI 기술을 공정에 도입할 시 노조와 합의를 통해 고용안정 대책을 마련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노조는 내부 협의·의결을 거쳐 다음 달부터 사측과 본격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올해는 생산직 고령화와 숙련공 부족이 심화되면서 정년 연장 문제가 협상의 핵심 의제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협과는 별도로 단협 사항으로 신규 채용 확대와 정년 연장, 이주노동자 처우 개선 등 산업구조 전반과 연결된 사안에 대한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 조선노연, AI 기술 도입 시 고용안정 대책 마련 요구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의 역대급 영업이익에 대한 노조의 성과급 지급 요구가 조선업으로도 전파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와 같은 조선업 호황 국면 속에서 “성과의 과실을 현장 노동자와 공유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신호가 감지된다.

한화오션은 올해 임단협 일정 확정 전임에도 벌써부터 투쟁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2월과 3월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중대재해로 이어질 뻔한 2건의 산재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사고 발생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현장 담당자들이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오션은 인사소위원회를 열어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 소속 노조원 3명에게 정직 1개월을 포함 총 11명의 노조원에게 견책·경고 등 징계 조치를 내렸다.

이에 한화오션지회는 이 사건과 관련해 징계 철회를 주장하며 지난달 28일 거제 제조총괄임원실에 침입해 노트북과 태블릿PC, 전화기 등 집기류를 무단 반출한 바 있다. 현재 노조는 거제조선소에서 집회를 지속적으로 벌임과 동시에 이달 6일부터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한화오션(사측)은 안전 문제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별도로 한화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소속 한화오션 노조 측은 옛 대우조선해양 인수 당시 약속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 문제, 하청노동자와 동일하게 지급한 성과급에 대한 명확한 기준 공개 등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임금피크제 폐지와 △장기근속 포상 신설 △복리후생 상향 등을 추가로 요구 중이다.

▲ 한화오션 웰리브지회 성과급 요구...사측 “독립 사업체 곤란”

조선업계에서는 올해 노조의 투쟁이 과거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3월부터 시행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이후 하청노동자들의 원청 교섭 요구 확대와 고용구조 개편이 더욱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HD현대중공업은 사내하청노조(지회)도 원청인 HD현대중공업과 교섭한다. 하청노조는 지난달 사측에 임금 14만9600원 인상, 8시간 1공수(일당) 인정, 원청과 같은 성과급 지급 등을 담은 올해 교섭요구안을 사측에 제출했다.

다만 사측은 하청노조가 사내 업체별 정확한 조합원 수 등을 알려줘야 교섭 조건을 충족한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이 아직 구체적인 교섭 일정을 잡지 못한 상황이다.

조선업은 생산 공정뿐 아니라 물류·보안·구내식당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내하청과 협력업체 의존도가 높은 업종이다. 이는 원청의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란을 더욱 가중시키는 형국이다.

최근 한화오션 급식 위탁업체인 웰리브지회의 교섭 관련 시정 신청이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인용되면서 원청 사용자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웰리브 노조는 원·하청 상생안에 따른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지만 한화오션은 선박 건조와 직접 관련이 없는 독립 사업체까지 동일한 경영 성과를 공유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임단협에 소개된 조선노연 차원의 고용안정 대책 요구와 관련 생산현장 자동화 확대 추세도 올해 조선업계 임단협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직 고령화의 심화로 정년 연장 요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조선소 현장의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동시에 조선3사들이 경쟁적으로 추진 중인 스마트야드와 AI 기반 생산관리 시스템 도입에 따른 인력 재배치와 현장 통제 강화 이슈도 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하청 교섭 구조 변화 가능성이 커졌고 호황 국면 속 성과 분배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며 “올해는 예년보다 노사 갈등 범위와 간극의 골이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조선업이 슈퍼사이클을 맞았지만 파업으로 장기간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납기 지연은 물론 수주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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