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온라인으로 과일을 사는 소비자는 늘고 있지만, 실제 상품의 품질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대과’, ‘고당도’, ‘최상품’, ‘유명산지’ 같은 표현은 많지만, 과일의 크기와 중량, 당도, 품질 등급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은 제대로 제시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 쇼핑몰 4개사에서 판매되는 과일 선물 세트 240개 상품을 대상으로 정보 제공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상품에서 규격과 품질 표시가 불명확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2025년 온라인 쇼핑몰 판매액 상위 4개사인 네이버, 쿠팡, G마켓, 11번가에서 판매하는 사과, 배, 한라봉 5kg 선물 세트로, 품목별 80개씩 총 240개 상품이다.
이번 조사는 온라인 농산물 구매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이뤄졌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농축수산물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23년 10조 9,440억 원에서 2024년 12조 9,584억 원, 2025년 14조 6,125억 원으로 증가했다.
온라인 과일 상담 3년간 4,556건…절반 이상이 ‘품질’ 불만
온라인으로 구매한 과일 관련 소비자 불만도 늘고 있다. 최근 3년간인 2023년부터 2025년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온라인 구매 과일 관련 상담은 총 4,556건으로, 매년 60% 이상 증가했다.
상담 유형 중 가장 많은 것은 품질 관련 불만이었다. 전체 상담의 51.4%인 2,342건이 품질 문제였으며, 상품의 신선도나 상태에 하자가 있거나 실제 맛이 기대와 달라 불만으로 이어진 사례가 많았다. 이어 청약철회 13.3%(604건), 계약불이행 12.7%(580건)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 과일 구매가 늘어나는 만큼, 소비자가 구매 전 품질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고 봤다.
‘특대과’라면서 중량 표시 없고, ‘고당도’라면서 Brix 빠져
조사 결과, 과일 선물 세트 240개 상품 가운데 19.2%인 46개는 낱개 과일의 크기를 ‘특대과’, ‘중대과’ 등으로 표현하면서도 실제 크기나 중량을 구체적으로 표시하지 않았다.
당도 표시도 불명확했다. 전체의 45.0%인 108개 상품은 ‘고당도’, ‘당도 선별’ 등의 표현을 사용했지만, 선별 기준이 되는 당도 값인 Brix는 표시하지 않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고당도’라는 표현이라도 실제 당도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셈이다.
품질 등급 표현에서도 혼선이 있었다. 일부 상품은 「농산물 표준규격」에서 사용하는 품질 등급명인 ‘특’, ‘상’과 비슷한 ‘특상품’, ‘최상품’ 등의 표현을 사용하면서 구체적인 등급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원산지 표시 역시 ‘국내산’만 적고 지역명 없이 ‘유명산지’라고 표현한 사례가 있어, 실제 산지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같은 ‘대과’ 사과도 중량 최대 1.7배 차이
한국소비자원이 크기를 ‘대과’로 표시한 사과 세트 4개를 직접 구매해 낱개 과일 총 58개의 중량을 측정한 결과, 표시만으로는 실제 품질과 균질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측정 결과 낱개 사과 중량은 최소 216g, 최대 377g으로 약 1.7배, 비율로는 74.5% 차이가 났다. 한 세트 안에서도 과일 간 중량 차이가 최고 18.3%, 58.0g까지 벌어져 상품 선별이 균일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세트별로 보면 사과 세트 A는 288.67g~307.16g으로 18.49g, 6.40% 차이가 났고, 사과 세트 B는 216.63g~253.54g으로 36.91g, 17.0% 차이를 보였다. 사과 세트 C는 337.24g~377.25g으로 40.01g, 11.9%, 사과 세트 D는 317.32g~375.33g으로 58.01g, 18.3% 차이가 확인됐다.
5kg 세트 가격은 최대 4.7배 차이…품질 정보는 부족
가격 차이도 컸다. 조사 대상인 5kg 과일 세트 240개의 품목별 가격을 비교한 결과, 사과 세트는 최소 가격과 최대 가격 차이가 3.9배, 배 세트는 4.7배까지 벌어졌다.
가격대별로는 사과 세트의 경우 5만 원 이상~10만 원 미만 상품이 71.2%인 57개로 가장 많았다. 배 세트는 3만 원 이상~5만 원 미만이 63.7%인 51개, 한라봉 세트도 같은 가격대가 66.2%인 53개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문제는 가격 차이가 큰데도 그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품질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크기, 중량, 당도, 등급, 산지 등 핵심 정보가 모호하면 소비자는 가격이 높은 상품이 실제로 더 좋은 품질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에게 과일의 규격과 품질 정보를 보다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제공하도록 요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소비자에게는 온라인으로 과일을 구매할 때 ‘고당도’, ‘특상품’ 같은 표현만 보기보다 중량, 당도, 등급 기준, 산지 등 표시사항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