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관성은 잠에서 깨어난 직후에도 졸림, 멍함, 주의력 저하가 남아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사라지지만, 정도가 심하거나 오래 지속될 경우 아침 시간대의 집중력과 판단력, 업무 수행 능력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존 수면관성 연구는 주로 실험실 환경에서 수면을 제한하거나, 젊은 성인·교대근무자 등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이뤄져왔다. 특히 실제 생활 속에서 아침 수면관성이 평균적으로 얼마나 지속되는지, 수면시간과 생체리듬뿐 아니라 불안·우울 같은 마음건강 요인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2018년 한국갤럽이 수행한 ‘수면· 두통 전국조사’ 자료를 활용해 한국 성인 2,355명을 대상으로 수면관성의 지속 시간과 관련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대상자의 평균 수면관성 지속시간은 15.8분이었으며, 불안 증상이 있는 집단의 수면관성 지속시간은 평균 29.9분으로 전체 평균보다 유의하게 길었다. ▲6시간 미만 수면(18.0분) ▲저녁형 생활패턴(17.7분) ▲불면증(20.7분) ▲주간졸림(18.7분)에서 관찰된 것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또한, 통념과 달리 우울(depression) 증상은 수면관성 시간과 독립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은 기분 저하와 흥미 감소, 무기력감 등이 주된 양상인 반면, 불안은 과도한 걱정과 긴장, 예민함, 신체적 각성 증가가 중심인 상태로 구분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아침 시간대 각성의 어려움이 단순한 기분 저하보다는 긴장, 예민함, 과각성 등 불안과 관련된 각성 조절 특성과 더 밀접하게 연결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국내 최초의 전국 단위 수면관성 연구로, 아침에 멍한 증상을 잠이 부족해서 생기는 피로감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수면 환경과 생체리듬의 불균형, 불면증, 주간졸림, 감정 조절의 어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윤창호 교수는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멍한 증상이 오래 가는 것을 단순 의지 부족이나 게으름으로 단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규칙적인 수면·기상 시간을 지키고 아침 햇빛 노출을 늘이고, 수면 전 과도한 각성 자극을 줄이는 생활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노력에도 아침 멍함이 오래 지속되거나 일상에 영향을 준다면 전문의를 찾아 수면 상태와 마음 건강을 통합적으로 점검하고, 개인에게 맞는 교정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됐으며, 미국 NeurologyLive 뉴스 커버리지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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