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석주원 기자 | 펄어비스가 신작 ‘붉은사막’의 효과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펄어비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3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9.8%, 전 분기 대비 382.4%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2121억원, 당기순이익은 1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84.8%, 2107.8% 증가했다.
지난 3월 20일 글로벌 출시한 붉은사막은 출시 4일 만에 300만장 12일 만에 400만장을 판매하며 펄어비스의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이끌었다. 이러한 초기 흥행에 힘입어 열흘 남짓의 기간만 반영됐음에도 붉은사막은 1분기 266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의 80% 이상을 책임졌다.
지역별 매출 비중은 미주와 유럽이 81%, 아시아 13%, 국내 6%로 전체 매출의 94%가 해외에서 발생했으며 서구권의 높은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플랫폼별 판매 비중은 PC와 콘솔이 반씩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붉은사막, 2분기도 순항 예고
붉은사막의 출시와 관련해 1분기 영업비용도 전년 동기 대비 100.1%, 전 분기 대비로는 72.7% 증가해 116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매출 증가 폭이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은 65%를 달성했다.
영업 비용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지급수수료는 붉은사막 판매에 따른 플랫폼 수수료 및 결제 수수료 증가로 전년 대비 224.4% 늘어난 425억원을 기록했다. 광고선전비도 붉은사막 글로벌 마케팅 집행으로 전년 대비 500% 증가한 234억원에 달했다. 인건비 역시 붉은사막 출시에 따른 단기 인력 충원 및 연봉 인상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24.3% 늘었다.
펄어비스는 패키지게임의 특성상 2분기 붉은사막의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최소 2242억원에서 최대로는 1분기보다 높은 2765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분기에도 300~400만장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해야 한다.
붉은사막은 400만장 판매 이후에도 14일 만에 100만장을 추가로 판매했다. 이후 추가 판매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산술적으로 약 두 달 반 안에 200만장 이상의 추가 판매가 필요한 상황이다. 펄어비스는 2분기에도 붉은사막의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신규 이용자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2분기 매출은 최대 1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측되지만 영업이익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펄어비스는 성과급 지급 등으로 2분기 인건비가 1분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펄어비스는 이미 지난 4월 말 붉은사막 흥행을 기념해 전 직원에게 500만원의 특별 보너스를 지급한 바 있다.
올해 연간 매출 목표는 8790억~9754억원으로 제시했다. 게임별로는 ‘검은사막’이 2349억~2406억원으로 전년 대비 8~10%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붉은사막은 6441억~7348억원으로 전체 성장분을 책임지는 구조다.
연간 영업이익은 4876억~5726억원으로 전년 대비 1400% 이상 증가하고 영업이익률 역시 55.5~58.7% 수준을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펄어비스의 연간 실적 목표가 붉은사막이 1분기 일회성 흥행에 그치지 않고 연간 기준으로도 높은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패키지게임 매출이 초기에 집중되고 이후 급속히 둔화되는 업계 특성을 감안하면 펄어비스의 연간 목표 달성 여부는 2분기 이후 판매 추이와 추가 향후 붉은사막의 업데이트 전략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 기술적 역량과 시장 확장은 입증…차기작 기대감 높아
펄어비스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식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펄어비스 주가는 붉은사막 출시 후 흥행에 힘입어 지난달 초 7만2000원을 찍으며 52주 신고가를 작성했지만 이후 다시 떨어져 5만원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12일 오후 1분기 실적이 발표된 후에는 시간외 거래에서 10%대의 상승세를 보여줬지만 장이 열리고 나서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펄어비스의 1분기 놀라운 실적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어 향후 연말까지 변동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붉은사막 이후의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붉은사막과 함께 공개했던 ‘도깨비’와 ‘플랜8(Plan 8)’ 두 신작 개발이 관건이다. 펄어비스는 2~3년 주기의 신작 사이클 유지를 목표로 도깨비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현재 도깨비는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개발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랜8은 콘셉트 구체화 단계로 도깨비와의 출시 간격을 조정해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자회사 구조 측면에서는 아이슬란드 법인의 손자회사였던 펜리스 크리에이션(전 CCP게임즈)을 현 경영진에게 매각해 비핵심 자산을 정리했다. 매각 이후에도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계속·중단사업을 명확히 구분해 게임 본업 수익성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투자자에게는 긍정적이다.
1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높은 수익성과 강화된 재무 구조를 감안할 때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지 않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붉은사막의 매출 80% 이상이 미주·유럽에서 발생하면서 글로벌 시장 확장에 성공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붉은사막에서 보여준 개발력과 글로벌 인지도 확장이 더해져 차기작이 해외 시장에 안착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펄어비스는 신규 IP의 성공적인 안착과 재무 구조의 합리화를 동시에 달성하면서 새로운 성장 궤도에 진입해 있다”며 “단기적인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붉은사막으로 입증한 기술력과 차기작의 확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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