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정부세종청사에서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했다. 지난 3월 교섭 중단 이후 약 한달 반 만에 마주 앉은 양측은 첫날 1차 조정회의에서 12시간에 걸친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이튿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2차 회의는 다음날 새벽 3시까지 17시간 동안 이어졌다. 이틀에 걸쳐 총 30시간 '릴레이 끝장 토론'을 펼치고도 돌파구 마련에 실패했다. 공식 중재안 제시 없이 최종 결렬이 선언됐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협상 직후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중앙노동위원회 측에 조정안을 요청하고 기다렸지만 오히려 퇴보한 안건이 담겨 있었다"고 결렬 배경을 설명했다.
사측은 반도체(DS) 부문과 완제품(DX) 부문 모두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50% 상한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DS부문에 한해 올해 국내 매출·영업이익 1위 달성 시 영업이익의 12%를 특별경영성과급 명목으로 별도 보상하겠다는 안을 추가했다.
경영 환경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의 N%'식 일률적인 성과급 지급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경기 변동에 따라 업황 등락 폭이 큰 탓에 투자와 비용 구조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측은 이날 "노조는 경영 실적에 따른 회사 측의 유연한 제도화를 거부하며 경직된 제도화만을 시종 고수하고 있다"면서 "협상 타결을 기다리는 임직원과 주주, 국민들에게 큰 걱정과 불안을 끼치는 행동"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기존 방안을 고수했다. 이와 함께 50%로 제한된 성과급 상한선을 사업 부문에 상관없이 모두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 중이다.
최 위원장은 "조합 요구는 전 사업부의 성과급 상한선 폐지와 명확한 제도화"라며 "특히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경쟁사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해야 지급되는 조건으로 우리 성과를 외부 요인에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바뀐 안건이 없는 상황에서 추가 조정 연장은 총파업 동력을 저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수십조원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파업 후 설비 재가동과 수출입 손실액까지 고려하면 최대 43조원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TSMC, 인텔 등 글로벌 경쟁사들의 경우 성과급 고정비에 따른 경영 부담을 고려해 무노조 경영 기조 속 이사회를 통한 임직원 성과급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금 보상에만 치중하기보다 자본과 노동 기여에 맞춘 다각적 보상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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