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당국, 국방특별예산 반토막에 "2차 특별예산안 추진 검토"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67마일(약 108km) 발언은 대만이 스스로 힘을 키울 필요성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대만 학자의 분석이 나왔다.
13일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 방문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미국은 대만에서 매우 멀리 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불과 67마일 정도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은 일본과 지역 주변국들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 학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국이 대만을 지원하고 무기를 판매하지만, 지리적 한계로 인해 군사적 원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대만과 중국 간의 전쟁이 발발한다면 대만은 자립자강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를 시사했다는 것이다.
군사외교학자인 천이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중국이 무력 침공하는 상황에서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이 제때 이뤄지기 쉽지 않으므로 대만이 스스로 해결하길 바란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입장에서 대만의 전쟁은 미국의 전쟁이 아니므로 미국 방산기업의 무기 판매 수주를 원할 뿐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대만에 대한 미국산 무기 수출 문제를 의제로 다루겠다고 밝힌 것은 대만의 실질적 주권을 인정하는 '6대 보장'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고 짚었다.
또 이번 정상회담 이후에야 미국이 미중 관계 안정을 우선시해 140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대만 무기 2차 판매를 의도적으로 연기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관계 외교학자인 리치쩌 국립장화사범대 부교수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 의제의 언급 여부 자체가 아닌 어떤 맥락에서 언급되었는지를 우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에서 '대만의 독립을 반대한다'는 것으로 입장을 바꾸고 이것이 정상 간 성명이나 백악관 공식 문서에서 등장한다면 상징적 효과는 단일 군사 무기 판매안보다 더욱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만은 백악관이 밝히는 위로의 언어에 매달리지 말고 반드시 자기방어, 에너지 자립, 사회적 방위 인프라 건설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면서 미·중이 모호한 발언을 통한 새로운 '안정'의 정의가 두려울 뿐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만 총통부와 행정원(내각)은 지난 8일 대만 입법원(국회)이 삭감 통과시킨 7천800억 대만달러(약 36조5천억원) 상한의 '국가안보 보위 및 비대칭 전력 강화 관련 계획의 조달을 위한 특별 조례'와 관련해 2차 국방특별예산조례안 추진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대만 언론이 전했다.
앞서 집권 민진당 정부는 8년간 1조2천500억 대만달러(약 58조5천억원)를 추가로 지출하는 방안을 추진했는데 여소야대인 입법원에서 예산은 62.4%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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