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삼성 노사, 17시간 협상 결렬...총파업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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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삼성 노사, 17시간 협상 결렬...총파업 현실화되나

한스경제 2026-05-13 09:3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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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왼쪽 사진)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오른쪽 사진)이 13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된 후 협상장을 각각 떠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삼성전자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왼쪽 사진)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오른쪽 사진)이 13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된 후 협상장을 각각 떠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정부 중재 아래 진행한 임금협상 사후조정에서 끝내 합의에 실패했다. 이틀간 28시간이 넘는 협상 끝에도 성과급 지급 구조를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삼성전자 창사 이후 최대 규모 총파업 가능성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이번 갈등은 단순 임금협상 차원을 넘어 반도체 초호황기 속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까지 흔들 수 있는 변수라는 점에서 재계와 정부 모두 긴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HBM(고대역폭메모리)과 AI 반도체 생산 차질 가능성은 물론 글로벌 고객사 신뢰 약화와 중장기 투자 지연 우려까지 제기된다.

▲ “성과급 제도화 안된다”…17시간 마라톤 협상 끝 결렬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 회의에서 최종 결렬됐다.

양측은 전날 오전 10시부터 이날 새벽 3시까지 약 17시간 동안 협상을 이어갔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앞서 11일에도 약 11시간 30분 동안 1차 사후조정을 진행한 만큼 이틀 동안 총 28시간 넘게 협상을 이어간 셈이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은 회의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노사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조정안을 요청했고 오랜 시간 기다렸지만 오히려 조정안은 퇴보했다”며 “사후조정은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그동안 성과급 상한 폐지와 성과급 지급 기준의 투명화·제도화를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세워왔다. 특히 현재 EVA(경제적부가가치) 기반 OPI(초과이익성과금) 구조가 경영진 판단에 따라 좌우되는 만큼 영업이익 기반으로 지급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번 조정안에는 기존 OPI 제도 유지와 성과급 상한 50% 유지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사실상 기존 체계를 유지하는 수준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 측은 협상 과정에서 영업이익 15% 요구 수준을 일부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도 전달했지만 가장 중요한 ‘제도화’ 부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DS(반도체)부문 특별성과급 안에 대해서도 노조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해당 안은 삼성전자 실적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를 웃돌 경우 추가 보상을 지급하는 구조로 전해졌는데 노조는 “외부 경쟁 상황에 따라 보상이 결정되는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 “5만명 멈추면 생산도 멈춘다”…HBM 공급망 비상

사후조정 결렬 이후 업계 관심은 실제 총파업 규모와 생산 차질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약 4만1000명 수준이며 노조는 실제 파업 참여 인원이 5만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한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단순 생산 감소 이상의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은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서버 투자 확대에 나서면서 HBM과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공급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문제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단순 공장 가동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고객사와 실시간 공급 신뢰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생산라인 일부라도 차질이 발생하면 고객사들은 즉각 공급 안정성을 점검하게 되고 이는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 등 경쟁사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HBM은 일반 메모리보다 생산 공정이 복잡하고 고객사 인증 과정도 길어 단기간 공급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 삼성 반도체는 단순 제조업이 아니라 AI 인프라 핵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생산 차질 자체보다 고객 신뢰 흔들림이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직접 생산 손실과 납기 지연, 고객사 이탈 가능성 등을 감안할 경우 피해 규모가 수십조원대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 정부, 긴급조정권 카드 꺼내나

노사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 대응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이 국가 핵심 산업인 반도체 공급망 안정성과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로 쟁의행위가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치거나 국민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을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다. 발동 시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되며 중노위 조정 및 중재 절차가 강제로 진행된다. 사실상 파업을 일시 중단시키는 초강수 조치다.

다만 실제 발동 사례는 극히 드물다.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을 시작으로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2005년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등 지금까지 단 네 차례뿐이다.

중노위는 이날 “노사 양측 주장을 기반으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며 협의를 지원했지만 양측 간극이 컸고 노조 측이 사후조정 중단을 요청해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중노위는 “노사 양측이 추가 사후조정을 요청할 경우 언제든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혀 완전한 협상 종료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실제 총파업 돌입 전까지 물밑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노조 내부 강경 기류가 커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당분간 국내 산업계 최대 변수 중 하나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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