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장중 사상 처음으로 7,900선을 돌파하며 '8천피'에 바짝 다가섰지만 외국인 매도와 반도체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하루 만에 급락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최근 나흘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20조원 안팎을 주고받는 극단적 수급 공방을 벌이면서 시장 변동성도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1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9.09포인트(2.29%) 내린 7,643.15에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7,999.67까지 치솟으며 '8천피' 돌파를 눈앞에 뒀지만 이후 급격히 밀리며 장중 한때 7,421.71까지 하락했다. 당일 고가와 저가 차이는 577.96포인트로 역대 두 번째 수준의 장중 변동폭을 기록했다.
◆ 외국인 4일째 순매도…반도체 중심 차익실현 확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조6000억원대, 기관은 1조2000억원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은 6조6000억원대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특히 외국인 매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이날 SK하이닉스를 3조1169억원, 삼성전자를 2조2083억원 순매도했다. 두 종목은 장중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결국 각각 2.39%, 2.28% 하락 마감했다.
최근 수급 흐름도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코스피가 7천선을 돌파한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20조4559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같은 기간 19조4945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물량 대부분을 받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최근 반도체 중심 급등세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와 과열 부담이 동시에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 가능성 언급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됐다는 평가다. 미국 시간외시장에서 마이크론 등 AI 메모리 관련 종목 약세가 나타난 점도 국내 반도체 투자심리를 자극한 요인으로 거론됐다.
◆ 중동 리스크·유가 급등에 환율도 장중 1,490원
원·달러 환율도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외국인 대규모 매도 영향으로 약 한 달 만에 장중 1,490원을 터치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17.5원 오른 1,489.9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7일 기록한 1,504.2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이날 1,475.0원으로 출발한 뒤 상승 폭을 키우며 장 마감 직전 1,490.0원까지 올랐다. 장중 기준 1,49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13일 이후 처음이다. 환율은 지난 7일 종가 기준 1,454.0원까지 내려갔지만 이후 사흘 만에 35.9원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교착에 따른 중동 긴장 고조가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도 급등세를 보였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4.21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2.9% 상승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98.07달러로 2.8% 올랐다. 달러인덱스도 98.164로 0.25% 상승했다.
◆ "지수 상방 열려 있지만"…과열 후유증 경계론
증권가에서는 단기 급락에도 중장기 상승 흐름 자체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코스피 1만 전망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기업 실적 추정치 상향과 유동성 유입 흐름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반도체 중심 쏠림 현상이 강했던 만큼 차익실현 과정에서 단기 변동성이 반복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 상대강도지수(RSI) 등 주요 기술적 지표가 과열권에 진입한 점 역시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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