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사이서 '균형잡기' 분석도…러 LNG 운반선들 발 묶여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인도가 중동전쟁으로 에너지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국 제재를 받는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를 거부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인도가 지난달 30일 자국을 방문 중이던 파벨 소로킨 러시아 에너지부 차관에게 LNG 구매 거부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소로킨 차관은 당시 자국의 LNG 수출을 위해 인도와 수개월 만에 두 번째 협상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협상에는 하르디프 싱 푸리 인도 석유천연가스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소로킨 차관은 오는 6월 추가 협상을 위해 인도를 또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인도 석유천연가스부와 뉴델리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이와 관련한 코멘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인도 측의 구매 거부로 러시아 북서부 포르토바야 LNG 공장에서 지난달 중순 인도로 출발하려던 LNG 운반선이 발이 묶인 상태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포르토바야 공장은 지난해 1월 미국의 제재명단에 올랐다.
로이터는 지난달 중순 런던증권거래소(LSEG) 해운 데이터를 인용해 13만8천200㎥급 LNG 운반선 쿤펭이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다헤즈 수입 터미널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며, 쿤펭이 현재 싱가포르 해역 부근에서 오도 가지도 못하는 것 역시 인도 측의 러시아 LNG 구매 거부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도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의 일시 제재 해제로 러시아산 원유는 사들이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소식통은 인도는 미국 제재와 무관한 러시아산 LNG는 수입할 용의가 있지만 이런 러시아산 LNG는 대부분 유럽 수출 계약이 된 상태라며 러시아는 인도와 LNG 장기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의 제재 여부와 상관없이 러시아산 LNG를 모두 사들이는 주요 수입국이라고 덧붙였다.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많은 나라가 에너지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인도의 경우 전쟁 발발 전에 국내 가스 소비량의 절반을 수입했고, 수입량의 약 6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인도의 원유수입량 절반 이상도 같은 해협을 경유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10일 연료 절약, 재택근무 재개 등을 언급하며 에너지난 극복에 국민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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