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에서 후불제 방식 해외여행 상품을 판매하며 고객 선입금 100억원 이상을 빼돌린 50대 여행사 대표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12일 전주지법 형사3-1부(서수정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넘겨진 A씨(59)에 대해 징역 9년 2개월을 최종 선고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판결은 각각 징역 7년과 3년 2개월이 내려졌던 별개 사건의 원심을 병합 심리한 결과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밝히며 피해 규모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막대한 금전적 손실이 발생했고 셀 수 없이 많은 피해자가 생겨났다는 점이 지적됐다. 특히 대다수 피해자들이 현재까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 상황이 무겁게 다뤄졌다.
항소심 과정에서 일부 피해자들이 처벌 불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범행 사실을 피고인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은 양형에 일부 반영됐다.
A씨가 운영하던 여행사는 2007년 전주에서 문을 연 뒤 전국 20여 개 지점을 거느릴 만큼 급성장했다. 매달 일정 금액만 납부하면 해외여행 경비를 완납하지 않아도 출국시켜준다는 후불제 상품으로 수천 명의 회원을 모집했다.
경찰 초기 수사 단계에서 파악된 피해액은 약 2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검찰 조사와 재판 진행 과정에서 추가 피해자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총 피해 규모는 1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피해자 상당수는 평생 처음 해외에 나가보려던 이들, 온 가족이 함께 떠날 추억을 기대하던 이들, 퇴직 기념 여행을 계획하던 이들이었다. 이들은 매월 꼬박꼬박 회비를 납부했지만 비행기 한 번 타보지 못한 채 돈까지 잃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
A씨 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약속 이행이 불가능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1심과 2심 재판부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약속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됐음에도 회원들의 연락을 의도적으로 회피한 행위가 사기 의도를 입증한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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