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사상 최초로 78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은 개인과는 다른 양상을 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들어 외인은 그동안 대량으로 사들였던 반도체 대형주 비중은 줄이면서 로보틱스 관련 종목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모습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이 내놓은 반도체 물량을 적극적으로 받아내며 정반대의 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4일부터 8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은 '현대차'로 집계됐는데, 해당 기간 외인은 현대차를 약 3240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두산로보틱스'가 3160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레인보우로보틱스'도 1770억원 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 자금이 사실상 로보틱스 관련 종목에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방향과는 정반대로 볼 수 있을 만큼 크게 엇갈리는 움직임이다. 같은 기간 개인은 'SK하이닉스'를 946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였고, '삼성전자 우선주' 역시 8600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대규모로 매도한 반도체 물량을 개인 투자자들이 받아내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시장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기에 이러한 상반된 모습은 더욱 이목을 끄는 양상이다.
지난 4월 외인은 한 달 동안 삼성전자를 1조323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반도체 업종에 대한 강한 매수세를 이어갔다. SK하이닉스 역시 8070억원 순매수하며 외국인 선호 종목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5월 들어 외국인의 투자 전략은 빠르게 변화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2조3950억원 규모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팔았고, 삼성전자도 1조550억원, 삼성전자우는 1조420억원어치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로봇으로, 개인은 반도체로
증권가에서는 최근 반도체주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외국인 차익실현 매물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 기대감 속에 주가가 단기간 가파르게 상승하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부 수익 실현에 나섰고, 상대적으로 성장 기대감이 더 큰 신규 산업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장이 주목하는 분야는 로보틱스 산업이다. 업계에서는 생성형 AI가 소프트웨어 중심 혁신이었다면 앞으로는 AI가 실제 산업과 현실 공간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 시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로봇 산업이 AI 기술의 핵심 구현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중에서도 현대차는 단순 완성차 제조업체가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와 로봇 기술을 결합한 성장 기업으로 평가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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