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는 오래전부터 대표적인 건강 음료로 꼽혀 왔다. 카테킨이라는 폴리페놀 성분의 항암 작용 때문이다. 카테킨은 식물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항산화 물질인데, 녹차에는 특히 이 성분이 풍부하다.
카테킨 중에서도 특히 더 주목받는 성분은 EGCG(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인데, 항산화 작용, 염증 조절, 비정상 세포 성장 억제 등의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GCG를 포함한 녹차 카테킨은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에서 여러 흥미로운 작용을 보여 왔다. 대표적으로는 활성산소를 줄이는 항산화 작용, 만성 염증 반응 조절, 암세포 증식 억제 가능성, 혈관신생(암세포가 혈관을 새로 만드는 과정) 억제 등이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세포 자살(apoptosis)을 유도하거나 DNA 손상을 줄이는 방향의 반응도 관찰됐다.
그런데, 녹차의 카테킨은 소화 과정에서 쉽게 분해되는 특징이 있다. 특히 장처럼 산성이 약한 환경에서는 안정성이 떨어진다. 녹차를 마신다고 해도 카테킨 성분이 몸 속에 안정적으로 남아 있지 않으면 기대하는 항암 작용을 충분히 얻을 수 없다.
이 때 주목되는 역할이 레몬과 같은 감귤류다. 미국 퍼듀대 연구진이 녹차에 비타민 C와 감귤류 주스를 더했을 때 카테킨 회수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한 연구가 있다.
2007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일반 녹차는 소화 과정을 거친 뒤 남는 카테킨이 20% 미만이었다. 반면 감귤류 주스나 비타민C를 함께 넣으면 회수율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레몬 등 감귤류 조합에서는 일부 카테킨 성분이 80% 이상 유지되는 결과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감귤류의 산성 환경과 비타민C가 카테킨 분해를 줄이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해석했다.
2010년 발표된 다른 연구에서는 비타민C와 당 성분을 함께 넣은 녹차 제형이 장세포 모델과 동물실험에서 카테킨 생체이용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산성 환경이 카테킨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몬주스를 직접 사용한 연구는 아니지만, 레몬의 비타민C와 산성 특성이 카테킨 유지에 도움을 줄 가능성을 보여주는 근거로 해석된다.
2019년 발표된 동물실험에서는 녹차추출물에 레몬주스를 함께 섭취했을 때 EGCG의 혈중 최고 농도가 녹차만 섭취했을 때보다 약 1.7배 높아진 결과도 보고됐다. 카테킨이 실제 체내 순환 과정에서 더 오래 유지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녹차는 철분과 결합해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빈혈이 있거나 철분제를 복용 중인 사람은 식사와 시간차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고함량 녹차추출물 보충제는 간 손상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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