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석주원 기자 | 넷마블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갔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1분기 실적 발표 다음날인 지난 8일 넷마블 주가는 8.7%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넷마블은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517억원, 영업이익 53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5%, 영업이익은 6.8% 증가한 수치로 업계에서는 자체 IP(지식재산권) 강화와 비용 효율화 전략을 통해 영업 실적 개선을 이어갔다는 평가를 내렸다.
다만 직전 분기인 작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8.3%, 영업이익은 52.1% 감소하며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대형 신작이 3~4월에 출시되면서 마케팅 비용은 선제적으로 집행된 반면 해당 신작의 매출 기여가 짧은 기간만 반영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기순이익 21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63% 급증했지만 이는 올해 2월 단행한 하이브 주식 88만주(약 3207억원) 매각 손익이 반영된 결과다. 이는 게임 사업의 성과가 아닌 비핵심 자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영업외 수익으로 시장에서는 본질적인 이익 개선으로 보지 않는다.
▲ 1분기 신작 기대 이하 성과
1분기 흑자 기조 유지에도 불구하고 넷마블의 주가는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3월 출시된 신작들의 초기 성과가 마케팅비 지출을 충분히 상쇄하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1분기 마케팅비는 신작 글로벌 출시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3% 증가한 1682억원을 기록했으나 매출 성장 폭이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수익성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해 넷마블은 분기별로 신작 ‘RF 온라인 넥스트’, ‘세븐나이츠 리버스’, ‘뱀피르’를 연속으로 매출 1위에 올리며 신작의 흥행 파이프라인을 이어갔다. 기존 흥행작의 매출이 자연 감소하는 상황을 신작의 매출로 상쇄하며 역대 최고 매출을 새로 쓸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는 이러한 흥행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전체 매출의 15%를 견인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 달성에 결정적 기여를 했던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올해 1분기 매출 비중이 7%로 급격히 감소했으며 뱀피르가 6%, RF 온라인 넥스트 4%로 작년 흥행작들의 매출 비중이 모두 축소됐다.
이처럼 기존 작들의 매출이 자연 감소하는 가운데 당초 1월 말 출시 예정이었던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의 출시가 3월로 밀리면서 신작으로 기존 작의 매출 감소를 상쇄했던 전략의 연결 고리가 끊어졌다. 3월 초에 출시된 ‘스톤에이지 키우기’가 한 달간 매출 상위권을 지켰지만 매출 감소분을 상쇄할 만큼은 되지 않았다.
▲ 신작 흥행 지속성 불확실…목표주가 하향
올해 상반기 넷마블의 대형 기대작으로 꼽혔던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과 ‘몬길: 스타 다이브’ 모두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현재 중론이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출시 초기 스팀 동시접속자 6만5000명을 넘었지만 약 두 달이 되어가는 현재는 1만명 이하로 감소했다. 국내 앱마켓 순위에서도 현재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출시 한 달이 돼 가는 몬길: 스타 다이브의 앱마켓 순위는 아직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조금씩 순위가 하락하고 있다. DS투자증권은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의 일매출을 12억원, 몬길: 스타 다이브의 일매출을 7억원으로 추정하며 예상을 뛰어넘는 빅히트를 기록하지는 못했다고 평했다.
신작의 성과가 기대 대비 낮다는 평가에 대해 김병규 넷마블 대표는 “신작들은 현재 글로벌 동시 출시를 통해 이용자의 특성을 탐색하는 과정에 있다”며 “초기 매출 극대화보다는 장기 라이브 서비스를 목표로 각 시장에 맞춤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넷마블이 신작을 통해 매출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출시 직후 지표가 하락하는 PLC(제품수명주기) 관리 역량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나타내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8만5000원이었던 목표주가를 6만5000원으로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하나증권도 기존 7만3000원에서 6만6000원으로, DS투자증권은 8만6000원에서 7만원으로 하향 제시했다.
▲ 게임 흥행 지속성 증명 필요…올해 ‘시험대’
넷마블은 시장의 지적을 수용해 강도 높은 비용 효율화와 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1분기 실적에서 고무적인 부분은 자체 IP 게임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며 지급수수료가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2009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모바일 앱마켓 수수료를 회피하기 위해 PC 플랫폼 결제 비중을 의도적으로 확대한 전략도 유효했다.
인건비 역시 인력 효율화 기조 속에 전년 대비 2.6% 감소하며 안정세를 찾았다. 김병규 대표는 인공지능(AI)을 개발 및 운영 현장에 즉시 투입하는 ‘실용적 AI’ 체계를 구축해 적은 인원으로도 고품질 콘텐츠를 빠르게 생산하는 구조적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신작 공세도 계속된다. 넷마블은 올해 총 7종의 신작을 쏟아내는 물량 공세를 예고했다. 오는 14일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의 아시아 지역 PC 선공개를 시작으로 6월에는 ‘솔: 인챈트’가 출격한다. 하반기에는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샹그릴라 프론티어’를 비롯해 북미 자회사 카밤(Kabam)의 방치형 신작 ‘프로젝트 이지스’ 등이 대기 중이다.
다만 넷마블 게임들의 흥행 지속성이 짧다는 것은 꾸준히 지적받아온 문제점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주가 향방은 하반기 쏟아질 신작들이 얼마나 장기적으로 흥행 지표를 유지(PLC 관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신작 라인업의 무게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넷마블의 퍼블리싱 능력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며 “주가 부양을 위해서는 내년 이후 준비 중인 대형 신작에 대한 정보를 조기 공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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