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아이돌 그룹 멤버에게 혐오성 악성 댓글을 단 네티즌들에게 법원이 1인당 10만~20만 원의 위자료 지급을 명령했다. /셔터스톡
성소수자 아이돌 그룹 멤버에게 "정신병", "더럽다" 등 혐오성 악성 댓글을 단 네티즌들이 무더기로 법적 책임을 지게 됐다. 법원은 피해자가 공인이라도 모멸적인 인신공격은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판단했다.
"더러운 종내기들", "에이즈 주범"…신곡 방송금지 논란 틈타 쏟아진 혐오 표현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1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소수자 아이돌 그룹의 언론 인터뷰가 포털 사이트에 보도되자, 네티즌 B씨 등은 원고 A씨의 기사에 "더러운 종내기들", "에이즈 주범들", "정신병 걸린 사람들" 등 원색적인 비난 댓글을 쏟아냈다.
이듬해 12월, 이 그룹의 신곡이 '동성애'를 이유로 한 방송사에서 방송금지 판정을 받았다가 다시 적합 판정으로 번복되는 일이 발생했다.
관련 기사들이 연이어 보도되자 또 다른 네티즌들도 합세해 "똥X가 아픈 아이들", "토할 거 같다" 등 조롱 섞인 댓글을 달았다. 결국 A씨는 악플을 단 이들을 상대로 1인당 5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법원 "조롱 목적의 명백한 불법행위" 일축
재판 과정에서 일부 피고들은 "원고를 모욕할 의도가 없었고 특정인을 향한 것도 아니다"라며 "원고는 공인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
하지만 수원지방법원 김승주 판사는 이들의 주장을 단호히 배척했다. 재판부는 "아이돌 그룹이어서 관련 사안이 공적 관심사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모멸적인 표현으로 모욕을 가하는 것까지 허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피고들이 작성한 댓글은 사회현실을 비판하려는 것보다는 원고를 비하하거나 조롱하려는 목적에서 작성된 것"이라며 피해자의 인격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로 규정했다.
"3년 지났다" 꼼수 항변까지
일부 악플러는 "2021년 11월경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됐으니 그로부터 3년이 지나 손해배상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항변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고소장 제출 당시에는 피고들의 아이디 일부만 특정했을 뿐 인적사항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약식명령이나 불기소 처분이 내려진 2022년에서 2023년 무렵에야 가해자의 신원과 불법행위를 명확히 인식했다고 보아야 하므로, 2025년 2월 제기된 이 소송은 아직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악플 내용과 수위 등을 종합해 악플러들에게 1인당 10만 원에서 20만 원의 위자료를 피해자 A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참고] 수원지방법원 2025가단509492 판결문 (2026. 3. 11. 선고)
Copyright ⓒ 로톡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