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포기하려 했어요. 그런데 선수들이 생각나서 다시 벤치에 섰습니다.”
창단 20년 만의 첫 통합우승. 인천도시공사를 정상으로 이끈 장인익 감독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그 안에는 긴 시간의 고통과 버팀, 그리고 선수들을 향한 진심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인천도시공사는 3일 열린 ‘신한 SOL뱅크 핸드볼 H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SK호크스를 꺾고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두산의 10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끊어낸 새 역사였다.
11일 인터뷰서 장 감독은 우승 비결로 ‘버틴 힘’을 꼽았다. 그는 “14연승까지 하면서 흐름이 정말 좋았지만 뒤로 갈수록 부상 선수도 나오고 체력적으로 힘든 순간들이 많았다”며 “예전 같았으면 무너졌을 텐데 선수들이 끝까지 버텨줬다. 그게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올 시즌 인천도시공사는 완전히 다른 팀이었다. 장 감독이 부임 후 강조한 ‘빠른 핸드볼’은 리그 전체 흐름을 흔들었고, 팀은 리그 최다 득점(733골)의 뜨거운 화력을 과시했다.
장 감독은 “원래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었다. 다만 여태까지 그걸 제대로 끌어내지 못했던 것”이라며 “빠른 핸드볼은 정말 힘들다. 체력 훈련도 많고 몸이 버티기 쉽지 않은데 선수들이 끝까지 믿고 따라와 줬다”고 했다.
하지만 화려한 우승 뒤에는 아무도 몰랐던 투혼도 숨어 있었다. 장 감독은 시즌 도중 식도암 판정을 받고 항암 치료를 병행하며 팀을 지휘했다. 그는 “3월 초 판정을 받았을 때는 사실 포기하려 했다”며 “선수들에게 ‘같이 끝까지 못 갈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도 중요한 경기들이 남아 있었고, 선수들을 두고 물러설 수가 없었다”며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끝까지 가겠다고 하니 선수들도 더 뭉친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을 묻자 그는 특정 선수 대신 ‘원 팀’을 이야기했다.
장 감독은 “누구 하나만 잘해서 이룬 우승이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했다”며 “그래서 더 울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팬들을 향한 진심도 전했다. 그는 “핸드볼은 직접 경기장에 오면 훨씬 더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라며 “팬들이 있어야 선수들도 더 신나게 뛴다. 꼭 건강을 회복해서 앞으로 더 재미있는 핸드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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