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영민 기자]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불이 난 HMM 운용 화물선 나무호가 외부 비행체 타격을 받은 정황이 정부 조사에서 확인됐다.
해협 봉쇄로 한국 관련 선박 26척이 현지에 남아 있는 가운데 상선 피격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잔류 선박과 선원 안전 우려가 커졌다. 공격 주체와 비행체 종류는 아직 특정되지 않았다.
◇선미 좌현 두 차례 타격…기뢰·어뢰 가능성 낮아
정부 합동조사단은 지난 4일 오후 3시30분쯤 현지시각 기준 미상 비행체 2기가 나무호 선미 좌현 평형수 탱크 외판을 약 1분 간격으로 타격한 정황을 확인했다. 1차 타격 직후 화염과 연기가 발생했고, 2차 타격 뒤 화재가 커졌다.
파손은 선미 좌현 평형수 탱크 외판에 집중됐다. 파손 부위는 해수면보다 높았다. 손상 형태도 외부 비행체 타격에 가까웠다. 정부는 수중 드론이나 기뢰, 어뢰에 따른 손상 가능성을 낮게 판단했다.
비행체 종류와 발사 주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는 현장에서 수거한 비행체 엔진 잔해 등을 분석해 기종과 공격 경로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란군 공격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정부는 공격 주체를 예단하지 않고 있다.
나무호는 사고 이후 두바이항으로 예인됐다. 정부 조사단은 현지에서 선체 감식과 폐쇄회로(CC)TV 확인, 선장 면담을 진행했다. 당시 선박에는 선원 24명이 타고 있었고, 이 가운데 한국인은 6명이다.
◇한국 관련 선박 26척 발 묶여…잔류 선박 안전 비상
나무호 피격 정황이 확인되면서 현지에 남은 한국 관련 선박의 안전 관리도 급해졌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에 머무는 한국 관련 선박은 나무호를 포함해 26척이다. 외국 선박 승선자를 포함한 한국인 선원은 160명이다.
이들 선박은 중동 전쟁 여파로 두 달 넘게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머물고 있다. 나무호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난 4일에도 한국 관련 선박들은 호르무즈 해협과 가까운 아랍에미리트(UAE) 앞바다에 정박 중이었다.
당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선박 이동을 지원하는 ‘해방 프로젝트’에 착수했고, 이란도 대응에 나섰다. 군사 긴장이 높은 상황에서 나무호가 외부 타격을 받으면서 잔류 상선의 안전 문제가 커졌다.
정부는 나무호 화재 직후 현지 한국 관련 선박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해역으로 이동하도록 조치했다. 해당 선박들은 카타르 앞바다 등 걸프 해역 안쪽으로 옮겨 정박 중이다. 나무호 외 추가 피해 선박은 확인되지 않았다.
호르무즈 주변 불안은 이어지고 있다. 나무호 화재가 발생한 4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는 중국 유조선 한 척도 외부 공격을 받아 불이 났다고 전해졌다. 7일에는 휴전 중인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교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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