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재보궐선거 부산 북갑에서 격돌하는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10일 오후 같은 시각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었다. 박 후보 개소식에는 당 지도부를 비롯해 20여 명이 넘는 전현직 의원들과 당내 인사들이 총출동해 세를 과시했다. 반면 한 후보는 현역의원 한 명 없이 지역 주민들이 다수 참석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朴 '진짜 북구사람' 강조…하정우와 일 대 일 구도 부각 의도도
이날 부산 북구 덕천동에 마련된 박 후보 선거사무소에는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필두로 지도부 인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경원·조배숙·안철수·김기현 등 중진 의원들과 이헌승·곽규택·박수영·주진우 등 부산 지역구 국회의원들도 참석했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역시 자리를 찾아 응원의 말을 보탰다.
개소식 현장에는 '그리웠습니다, 진짜 북구사람 박민식'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장 대표는 "박민식 후보는 북구가 낳고 키워낸 진짜 일꾼이자 진짜 북구사람"이라며 "잠시 북구를 떠났지만 그 사이에 더 깊고 더 큰 일꾼으로 북구에 다시 돌아왔다"고 추켜세웠다.
이어 "북구를 떠나 어려움을 겪고 힘들게 정치하는 동안 결국 박 후보가 생각한 건 북구"라며 "떠날 때 서운함이 있었겠지만 지금 민주당의 오만함을 심판하기 위해 그 서운함은 잠시 내려놔 달라"고 당부했다.
박 후보가 20대 총선에서 낙선 후 북구를 떠나 다른 지역에 출마하는 등 '바깥 생활'을 했던 사실을 감싸기 위한 발언으로 읽힌다. 나경원 의원도 "박 후보는 당과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명령에 복종한 사람"이라며 "(경기 분당 출마는) 당의 명령으로 올라온 걸로 안다"고 엄호에 나섰다. 권영세 의원 역시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고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유도했다.
이날 참석한 인사들은 하정우 민주당 후보를 향해 융단 폭격을 집중했다. 안철수 의원은 "AI 발전이 되려면 전문가·연구소·회사가 있어야 하는데 만들려면 10년 이상 걸린다"며 "근데 그걸 공약으로 내세우는 건 적당히 때우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장 대표도 "정치도 모르고 정치할 줄도 모르고 정치를 해선 안 될 사람"이라며 "대한민국을 통째로 망가뜨리는 이재명 대통령과 같이 일하다 찍어 내려 보낸 그런 후보"라고 깎아내렸다.
상대적으로 한 후보에 대한 비판에는 말을 아꼈다. 송 원내대표가 "하얀 옷 입고 다니는 사람에 대해서는 이야기 안 하겠다"고 비꼬듯 한 마디 한 것이 사실상 전부였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서 박 후보와 하 후보의 대결 구도를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찰밥 할머니'에 '희수 어머니'까지…이웃사람 이미지 구축 노력
같은 시각에 열린 한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각계각층의 지역 인사들과 주민들이 참석했다.
대신 '찰밥 할머니' 김복악 씨가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한 후보는 "(개소식에) 힘센 사람들 모아놓고 언론에 자랑하는 것, 솔직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하려고 했다"며 "이분을 만나 뵙고 생각을 바꿨다. 근처에서 채소 장사하시면 도시락을 주셨던 어머니"라고 털어놨다. 김씨는 한 후보가 부산에 내려온 이래로 찰밥을 건네며 격려해온 지역주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앞으로는) 여기는 싫고 청와대로 가겠다"고 하자 한 후보는 "혹시라도 북갑에서 청와대로 가게 되면 어머니를 제일 먼저 모시고 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한 후보는 "어제 희수네 식당이라는 곳 앞을 지나다가 희수 어머니와 말씀을 나누고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희수 어머니' 신모 씨를 직접 무대로 초청해 마이크를 넘기기도 했다.
지역주민 소개에 1시간가량을 할애한 것과 관련해 한 후보는 "오늘 드리고 싶었던 말은 앞서 북구 주민들이 모두 하셨다"며 "1시간이 아니라 10시간이라도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명예 선대위원장을 맡은 서병수 전 의원은 "북구 주민들을 일일이 소개하는 게 얼마나 세심하고 소박한가"라며 "꿇어앉고 엎드리고 따뜻하게 눈을 맞추는 모습들에 주민들도 진정성과 감성을 분명하게 느끼고 있다"고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날 한 후보의 개소식에는 박 후보와 달리 중량급 인사는 서 전 의원 외엔 찾아보기 어려웠다. 당초 한지아·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친한계 의원들이 참석 의사를 밝혔지만 한 후보가 적극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뉴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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