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권에서는 절세 매물이 소화된 이후 집주인들의 기대 심리가 급격히 높아지는 모습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이제는 호가를 높이려는 매물들만 남았다"며 "재건축 단지의 경우 인허가 단계에 따라 몇천만원에서 몇억원이라도 더 받으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은마 역시 사업시행인가가 나면 가격이 더 오를 거라는 기대가 크다"며 "중과 유예 기간에는 절세 목적 매물이 앞당겨 나왔지만, 앞으로는 오히려 매물 절벽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과 시행 이후 강남권의 매물 잠김 속도는 이미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5월 첫째 주 기준 송파구(0.17%), 서초구(0.04%)는 절세 급매물 소화 이후 호가를 올리며 반등 흐름을 탔다.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한 거래가 마무리되고 처분 시기를 놓친 다주택자들이 보유나 증여로 선회하면서, 신규 매물 유입은 더욱 제한될 전망이다. 10일부터 적용되는 중과세율 하에서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실효세율은 지방소득세를 포함할 경우 최고 82.5%에 달한다. 이 같은 세 부담이 역설적으로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회 의지를 꺾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중과 유예 기간에 처분하지 못한 집주인들은 이미 증여나 장기 보유로 방향을 틀었다"며 "10일 이후에는 이런 움직임이 더 굳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매물 잠김 흐름을 되돌릴 뚜렷한 변수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가 검토 중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은 잠재적 매물 출회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치동의 B 중개업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요건이 강화되면 5~10년 보유 구간 집주인들이 움직일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아직 국무회의 통과 등 변수가 남아 있어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서울 외곽에서는 다른 방식의 공급 감소와 가격 상승이 맞물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주택자 급매가 소진된 이후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되면서 분가 및 신혼 수요가 매매 시장으로 흘러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대문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매매로 돌아서는 손님들이 계속 오고 있다"며 "급매도 없고 전세도 없는 상황이 겹치면서 올해 하반기까지는 이 분위기가 꺾이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외곽 지역 역시 양도세 중과 재시행 이후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특히 정부의 추가 규제 시사에도 불구하고, 중하급지를 중심으로 전월세가 상승하고 매매가격이 이를 뒤따르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지난 2~3월의 한강벨트 일대 가격 조정은 추세적 하락이라기보다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매도자들의 합리적 선택이 만든 일시적 현상"이라며 "중과 압박에 잠시 주춤했던 강남권과 한강벨트는 이미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고, 15억원 이하 지역은 오히려 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집값 흐름은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여지가 크다"며 "대내외 변수를 고려하면 서울 외곽 지역도 집값이 쉽게 빠지기는 어려운 구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