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대기업 100개 시대…덩치 커진 재계, 쏠림은 더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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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대기업 100개 시대…덩치 커진 재계, 쏠림은 더 심해졌다

뉴스락 2026-05-10 08:46:33 신고

3줄요약

[뉴스락] 대한민국 재계 역사상 처음으로 '대기업 100개 시대'가 열렸다.

자산 5조 원의 문턱을 넘는 기업이 102개로 불어나면서, 전통 제조업이 독점하던 재계 지형에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방산 부문 성장을 이끌어낸 한화가 단숨에 재계 5위로 도약했다.

여기에 플랫폼과 K-뷰티, 핀테크 등 신산업을 무기로 장착한 11개 기업이 새롭게 대기업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 순이익의 70%가 상위 5개 그룹에 집중되는 쏠림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 '대기업 100개 시대'가 열렸지만, 부의 양극화라는 고질적 숙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다.

<뉴스락>은 빠르게 재편 중인 재계 지형도의 이면을 짚어본다.

AI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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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102개 '사상 최다'..신산업發 재계 지각변동

(왼쪽위부터)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뉴스락편집]
(왼쪽위부터)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뉴스락편집]

국내 대기업 수가 처음으로 100개를 넘었다. 플랫폼, K뷰티, 방산이 재계 지형을 바꾸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자산총액 5조 원 이상 기업집단 102개를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2개에서 10개 늘어난 것으로, 최근 10여 년 사이 최대 폭 증가다. 소속 계열사 수도 237개 늘어난 3,538개로 집계됐다.

연도별 추이를 보면 증가세는 뚜렷하다. 2022년 76개에서 출발해 2023년 82개, 2024년 88개, 2025년 92개로 매년 늘었고, 올해 처음으로 100개 선을 넘었다.

전통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 구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자산 5조 원 문턱을 잇달아 넘고 있는 흐름이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올해 새롭게 진입한 기업들 면면에는 시대 변화가 담겨 있다. 한국콜마와 오리온 등이 신규 지정됐으며, 글로벌 K뷰티 열풍에 올라탄 화장품·유통 기업들이 외형을 키우며 문턱을 넘었다.

상위권 순위 변동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한화다. 기존 7위에서 두 계단 오른 5위로 처음 5위권에 진입하면서, '삼성·SK·현대차·LG·롯데' 중심이던 5대 그룹 구도가 '삼성·SK·현대차·LG·한화'로 재편됐다. 방산 수출 확대와 실적 호조가 그룹 전체 자산 성장으로 이어진 결과다.

계열사 수 증가는 각 기업집단의 사업 재편 흐름과 맞닿아 있다. 기존 주력 사업에 머물지 않고, 자회사·손자회사 설립이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행보가 이어졌다. 3,500개가 넘는 계열사들이 더욱 복잡해진 지분 구조 아래 각 기업집단 속으로 편입됐다.

공정위는 이번 지정을 계기로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한 사후 관리 중심으로 감시 방식을 전환할 방침이다.

각 기업에 대한 상세 분석 정보를 순차적으로 공개해, 시장의 자율적 감시 기능을 높이고 기업 스스로 지배구조를 개선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지정결과를 바탕으로 지정된 집단에 대해 고도화된 분석을 통한 정보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시장 감시가 강화되고 기업집단의 자발적 지배구조 개선이 유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뷰티·플랫폼부터 부품·투자까지...대기업 반열 오른 '11개사 뉴페이스'

신규 편입 11개 공시대상기업집단 현황. [뉴스락 편집]
신규 편입 11개 공시대상기업집단 현황. [뉴스락 편집]

올해 자산 5조 원의 문턱을 넘어 '대기업' 꼬리표를 단 11개사는 전통적 굴뚝 산업에서 벗어나 신산업으로 이동하는 재계의 지형 변화를 보여준다.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결과에 따르면 올해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신규 편입된 곳은 △한국콜마 △오리온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대명화학  △희성 △일진글로벌 △쉴더스(SK쉴더스) △웅진 △라인 △한국교직원공제회 △QCP그룹이다.

화장품, 식품, IT 플랫폼부터 핀테크, 패션, 사모펀드(PEF)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자산 축적 방식이 다변화된 양상이다.

가장 주목받은 신규 진입자는 K뷰티 대표 주자 한국콜마다.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으로,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1990년 직원 4명으로 회사를 시작한 지 36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본업인 수출 성장에 제약 계열사 HK이노엔, 용기 전문사 연우를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구축이 더해지며 자산 5조 원 기준을 충족했다.

오리온도 제과 부문 해외 매출 증가에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M&A가 맞물리며 자산총액 5조 1,430억 원을 기록했다. 단일 품목 중심에서 다각화로 사업 구조를 전환한 결과다.

핀테크에서는 토스가 금융 플랫폼 이용자 기반 확대를 바탕으로 업계 첫 진입 사례를 만들었고, 대명화학은 100여 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명단에 올랐다.

외부 거시환경이 직접 영향을 미친 곳도 있다. 희성은 주력 계열사가 취급하는 산업용 귀금속 가격 상승으로 재고자산 가치가 늘었고, 일진글로벌은 환율 상승에 따른 자동차 부품 수출액 증가가 진입 동력이 됐다. 쉴더스는 융합보안 사업 확장을 통해 자산 규모를 키웠다.

적극적인 M&A를 통한 재진입 사례도 눈길을 끈다. 웅진은 2013년 코웨이 매각 이후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하며 자산총액 6조 4,960억 원을 기록, 약 14년 만에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복귀했다.

이 밖에 네이버 일본 법인 중심의 라인, 74조 원 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한국교직원공제회, 사모펀드 운용사 큐캐피탈을 품은 QCP그룹도 새롭게 편입됐다.

신규 진입 11개사를 포함한 102개 기업집단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경영 정보 공개 의무, 총수 일가 사익편취 금지,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등 강화된 규제망을 적용받게 된다.

재계 덩치 사상 최대...5대 그룹 '수익 독식'은 여전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 내 상위 5대(또는 10개) 집단 비중. 사진=공정거래위원회 [뉴스락]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 내 상위 5대(또는 10개) 집단 비중. 사진=공정거래위원회 [뉴스락]

국내 대기업집단의 외형과 수익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열매의 대부분은 여전히 상위 소수 그룹으로 흘러들었고, 집중도는 오히려 더 높아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에 따르면, 전체 대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3,669조 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1% 증가했다.

매출액은 2,095조 2,000억 원으로 4.4%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56조 8,000억 원으로 38.8% 급증했다.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반도체 업황 회복이 자리한다. SK는 전년 대비 매출이 34조 3,000억 원 늘며 증가폭이 가장 컸고, 삼성도 24조 9,000억 원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포스코(-7조 4,000억 원), GS(-4조 8,000억 원), LG(-4조 2,000억 원)는 철강·에너지·전자부품 등 주력 업종의 수요 위축으로 매출이 줄었다.

전체 파이가 커졌음에도 쏠림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삼성·SK·현대차·LG·한화 등 상위 5개 집단이 전체 매출의 51.4%, 당기순이익의 70.5%를 차지했다.

순이익 집중도는 전년 65.5%에서 5%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상위 10개 집단으로 범위를 넓혀도 자산 63.0%, 매출 66.6%, 순이익 75.0%를 점유한다. 나머지 수십 개 대기업집단이 나눠 갖는 몫은 전체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는 전자와 자동차를 두 축으로, 석유화학·조선항공·건설 등 핵심 업종이 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상위 그룹에 매출이 집중되는 현상은 근본적으로 바뀌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다만 "상위 그룹 매출이 증가하면서 중하위 그룹 매출도 동반 상승하는 것이 우리나라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는 토스(핀테크), 한국콜마(K뷰티 ODM), 라인(플랫폼) 등 신산업 기반 기업집단이 새롭게 편입됐다.

이들은 자산 형성 구조나 사업 모델이 기존 재벌 그룹과 달라, 총수 일가 사익편취 금지나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등 기존 규제가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도 나온다.

오 소장은 "두나무 등도 이미 대기업집단에 포함돼 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에 공정위가 어떤 업종의 그룹을 통제·관리할 수 있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적 특성상 공정위가 미래에 발생할 문제를 사전에 통제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쉽지 않다"며 "지속적인 관리를 이어가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이고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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