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인공지능 시장이 10년 새 11배 이상 급성장했으나, 소수 대형 사업에 예산이 몰리는 불균형 구조가 해결 과제로 부상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최근 공개한 '2025년 공공부문 AI 도입 현황 연구' 보고서에서 이 같은 분석이 제시됐다. 2015년 2천443억원 규모였던 공공 AI 용역 계약 금액은 2024년 2조8천207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계약 건수 역시 221건에서 1천215건으로 5.5배 확대됐다.
전체 정보통신기술(ICT) 용역 시장 23조9천395억원과 비교하면 금액 기준 11.78%, 건수 기준 2.2%를 AI가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조사 대상 412개 공공기관 가운데 268곳(65.0%)이 지난 10년간 총 6천975건의 AI 관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술 활용 양상도 단순 적용에서 본격 서비스 개발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초창기에는 광학문자인식(OCR)이나 텍스트 음성 변환(TTS) 같은 기초 기능이 주류였으나, 2024년 현재 챗봇 325건, 기계학습 208건, 딥러닝 176건 등 고도화된 기술 적용 사례가 대폭 늘었다. 공공 영역이 초기 수요처 역할을 수행하며 민간 시장 성장까지 이끌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그러나 양적 팽창 이면에 구조적 쏠림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2023년부터 연간 계약 규모가 2조원을 넘었지만, 국방부 지능형 플랫폼 구축(약 160억원), 대한법률구조공단 법률서비스 플랫폼(약 240억원) 등 소수 대형 프로젝트가 시장 규모를 끌어올린 측면이 크다.
기관 유형별 평균 계약 금액 격차도 뚜렷하다. 국가기관 20.5억원, 준정부기관 23.3억원인 반면 지자체는 10.8억원에 머물렀다. 지자체 AI 사업의 48.6%가 기존 시스템 유지관리에 할애돼 신규 투자 여력이 부족한 현실이 드러났다.
공급 측면에서도 대기업 우위가 확연하다. 1천509개 중소기업이 계약 건수의 87.6%를 수주했으나, 건당 평균 금액은 12억원에 불과했다. 25개 대기업의 평균 계약액 110억원과 비교하면 9분의 1 수준이다.
생성형 AI로의 전환 속도 역시 더디다. 챗GPT 출시 이후 2년간(2023~2024년) 공공 생성형 AI 도입 계약은 66건에 그쳤고, 이는 2024년 전체 AI 계약의 3.5%에 해당한다. 지자체와 중소기업이 기술 전환 흐름에서 낙오할 경우 공공 서비스 품질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 AI가 시장 형성기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면서 "AI 기술 진화 속도에 맞춰 기존 시스템통합(SI) 중심 공공 IT 사업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범사업이나 유지관리 단계를 넘어 행정 서비스 혁신으로 연결되려면 공공기관 전반의 AI 활용 역량을 끌어올릴 예산·정책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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