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세계 식량 가격이 3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곡물과 유지류, 육류 가격이 일제히 오르며 지수를 끌어올린 가운데, 유제품과 설탕은 하락세를 보이며 품목별로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 식량가격지수가 130.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보다 1.6% 오른 수준으로, 2023년 2월(130.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식량가격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둔 지표로, 올해 1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했다가 2월 반등 이후 석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2022년 3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급등했던 160.2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당시 흑해 곡물 수출 차질 우려가 전 세계 식량 가격을 밀어올리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품목별로 보면 곡물, 유지류, 육류가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곡물 가격지수는 111.3으로 전달보다 0.8% 올랐다. 밀 가격은 미국 일부 지역의 가뭄, 호주의 강수량 부족 우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비료 가격 상승 등이 겹치며 내년 재배 면적 감소 전망까지 나오자 상승 압력을 받았다. 옥수수와 쌀 가격지수 역시 동반 상승했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193.9로 한 달 새 5.9%나 뛰었다. 팜유, 대두유, 해바라기유, 유채유 가격이 모두 오른 결과다. 특히 팜유는 바이오연료 수요 증가 전망에 힘입어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해바라기유는 흑해 지역 공급 차질 우려가 가격을 밀어올렸다.
육류 가격지수는 129.4로 전달보다 1.2% 상승했다. 쇠고기 가격은 브라질에서 도축 가능 물량이 부족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돼지고기 가격도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계절적 수요가 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유제품과 설탕은 하락했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119.6으로 전달보다 1.1% 내렸다. 버터와 치즈 가격이 EU와 오세아니아 지역의 풍부한 우유 공급 증가로 약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설탕 가격지수는 88.5로 4.7% 떨어졌다. 중국·태국 등 주요 생산국의 생산 전망이 개선된 데다 브라질이 신규 수확에 들어가면서 국제 공급이 충분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격을 끌어내렸다.
FAO는 중기 전망에서 공급 여건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5∼2026년 세계 곡물 생산량은 30억3천980만t으로 2024∼2025년 대비 6.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곡물 소비량은 29억4천620만t으로 2.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 증가 폭이 소비 증가를 웃돌면서 재고 여건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기후변화, 지역 분쟁, 비료·에너지 가격 변동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식량 가격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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