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꾼 육아 트렌드, 느슨한 양육법 '베타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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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꾼 육아 트렌드, 느슨한 양육법 '베타맘' 부상

나남뉴스 2026-05-09 15:40:10 신고

 

아이들이 일주일간 규칙을 잘 지키고 정해진 귀가 시간만 준수한다면, 일정은 스스로 결정하도록 맡기는 부모가 있다. 흥미 없는 방과 후 활동은 중단해도 되고, 모든 과목에서 최고 성적을 받아야 한다는 압박도 주지 않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이처럼 자녀에게 과도하게 개입하기보다 거리를 두고 자유를 허락하는 '베타맘' 양육법이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명문대 진학과 유망 직종 취업을 강요하는 대신, 아이가 스스로 관심사를 발견하고 훗날 부모를 원망하지 않는 성인으로 자라도록 돕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지난 수십 년간 자녀의 진로를 세밀하게 설계하는 '타이거맘'이 주류였다고 WSJ는 분석했다. 명문 유치원 입학 경쟁에 뛰어들고 대학 원서에 기재할 스펙을 완성해주는 이 양육 방식은 예일대 에이미 추아 교수가 2011년 펴낸 '타이거 마더'에서 극적으로 묘사된 바 있다.

1990년대 들어 불평등 심화와 지식경제로의 전환이 이뤄지면서 자녀가 경쟁에서 낙오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부모들 사이에 퍼졌다고 경제학자들은 진단한다.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이 경향은 더욱 가속화됐다. 1975년 여성들이 자녀 숙제를 도운 시간이 주당 평균 14분에 불과했던 반면, 2018년에는 약 5배 증가한 1시간 9분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출산율은 떨어졌지만 부모가 자녀에게 쏟는 시간은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경제 지형이 달라지고 인공지능(AI)이 전문직까지 위협하면서 기존 양육법에 의문을 품는 시선이 생겨났다. 통제적 육아가 초래한 부작용에 주목하는 전문가들도 등장했다. 임상 심리학자 클레어 니코고시안은 재능 있는 청소년들이 15~16세 무렵 갑자기 음악이나 운동을 포기하는 사례를 20년간 목격해왔다며, 과도한 통제가 부모와 자녀 모두를 탈진시킨다고 지적했다.

형사·가정법 전문 변호사 사라 미라클 역시 법적 문제를 일으킨 일부 의뢰인의 어머니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통제적이었다며, 지나친 간섭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타이거맘식 육아에 소진된 어머니들 자체가 변화를 원한 측면도 있다. 브라운대 경제학자 에밀리 오스터는 하버드에 진학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한계에 봉착한 트렌드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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