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연장' 진보·보수 토론…"노인 빈곤 심각" vs "근본 방안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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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연장' 진보·보수 토론…"노인 빈곤 심각" vs "근본 방안 아냐"

프레시안 2026-05-09 10:04: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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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을 넘어 소통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그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사회적 협동조합 빠띠와 유튜브 시사건건, <프레시안>이 시민 주도 디지털 공론장 '정책배틀 시소'를 주최합니다. 전문가와 시민 배심원단이 참여한 '이슈 브리핑 및 사전투표 → 정책토론 → 결과투표'를 거치며,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점검하는 공론장을 펼쳐보려는 기획입니다. 따뜻한 소통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다립니다. - 편집자

고령화 시대 속 정치권이 정년 연장 논의를 진행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65세 단계적 정년 연장을 6.3 지방선거 공약으로 제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한국노총을 찾아 국회에서 이 문제를 신속하게 풀겠다고 밝혔다. 다만 청년실업이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지난 7일 '정책배틀 시소' 두 번째 자리에서 안진걸 민생정책연구소장과 이재능 국민의힘 대변인이 정년 연장을 주제로 토론했다. 시민 배심원단이 이를 지켜보며 찬반 투표를 했다.

안 소장은 청년실업에 대한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노인 빈곤이 심각한데다 국민연금을 포함 대부분의 노인 복지가 65세를 기준 연령으로 시행된다는 점을 이유로 정년 연장에 찬성했다. 이 대변인은 노인 빈곤의 심각성은 인정하나, 정년 연장이 근본적 대안이 될 수는 없다며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 다양한 대안을 살펴야 한다고 맞섰다.

"노인 빈곤 심각한데, 국민연금 65세 시작" vs "노인빈곤 원인은 다양"

이슈 브리핑 시간, 안 소장은 "노인 빈곤에 대한 뉴스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며 "국민연금도 65세 시작하고, 노인 무상 승차도 65세부터 적용된다. 사회복지 등의 노인 기준도 65세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현 법정 정년인) 60세는커녕 50대 중반, 후반에 희망퇴직, 명예퇴직 등으로 소득이 끊기고 공백이 발생한다"고 정년 연장에 찬성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어 "다만 정년이 길어지면, 청년 일자리가 부족해지는 것 아니냐는 사회적 걱정과 우려는 있다"며 "정년 연장은 분명히 필요하지만, 무조건 좋은 정책이란 관점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여러 상황을 잘 고려해 논의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반대 편에 선 이 대변인은 "대한민국이 고령사회로 들어선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고령자의 경제 활동을 늘려야 한다는 문제의식 자체는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근본적으로 정년 연장이 정말 노후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냐"는 의문이라며 "노후 빈곤은 단순히 60세가 정년이라 생긴 문제가 아니다. 국민연금 사각지대와 지속가능성, 퇴직 뒤 자영업 실패, 비정규직과 관련한 경력 단절, 노후자산 부족 등 여러 문제가 겹쳐서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접근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청년실업 우려엔 공감…연공임금 타협 필요성, 비정규직 해결 강조도

양측은 정년 연장 시 청년 실업이 증가하는 것 아니냐에 대한 우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편, 이 논쟁이 '세대 갈라치기'로 번지는 일을 경계했다.

안 소장은 "진보적인 시민단체나 청년단체 중에도 청년 일자리 확대가 우선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다"며 정년 연장은 "다양한 논점이 있을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60대 선배들도 한창 일하고 있다. 그분들이 숙련된 노동자"라며 "기업이나 산업 전반에는 그분들의 정년을 연장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도 "지금 '쉬었음' 인구가 250만"이라며 실업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다만 그는 "노령층과 젊은 층 간 갈라치기식 접근을 하자는 건 아니다.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청년들의 부담을 최대한 더는 쪽으로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지금 35살인데, 저도 60살이 되고, 80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회자는 연공임금제를 시행하는 기업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정년 연장에 반대한다며 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안 소장은 "그 부분은 기업별로, 심지어 노동조합도 불가피하게 동의하며 많이 해결되는 것 같다. 임금피크제 같은 것이 많이 도입돼 있다"며 "정년은 연장하고 호봉제니까, 월급은 계속 올라야 한다고 접근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노동조합이나 노동자도 일정하게 양보나 타협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지금 저희가 풀어야 하는 문제는 (대개 연공임금이 없는) 비정규직 문제"라며 "빈곤 노령층은 비정규직이거나 자영업에 실패했거나, 중소기업에 재직하며 연금 등으로 충분히 노후 준비를 못한 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를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최고위 연봉을 받는 이들을 5년 더 일하게 하는 것이 우리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정치권 세대 교체 이야기로도 번진 정년 연장 토론

정년 연장에 대한 양측의 토론은 정치권 세대 교체에 대한 이야기로도 이어졌다. 이 대변인은 "정당에도 정년 연장과 비슷한 문제가 있다"며 "청년 정치인이 자신이 따르던 정치인이 은퇴하면, 당 안에서 자라나 건강한 정치인으로 커 나갈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일이 잘 안 일어난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을 잘 낼만한 청년을 기용하는 식으로 정당도 변모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안 소장도 "민주주의는 성별, 계층, 이념이 다양하게 반영돼 서로 조화를 이뤄야 작동하는 것"이라며 "국회를 50~70대 남자, 비장애인, 부자들이 장악했다"고 공감을 표했다. 이어 "청년이 더 많이 정치에 뛰어들고, 20~30대 국회의원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년 연장에 대한 시민 배심원단 투표 결과를 보면, 첫 순서인 이슈 브리핑 직후 찬성 투표자는 26명, 반대 투표자는 8명이었다. 토론을 모두 마친 뒤 투표에서는 찬성에 74명, 반대에 32명이 표를 던졌다.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와 유튜브 '시사건건', <프레시안>이 '정년 연장'을 주제로 지난 7일 제2회 '정책배틀 시소'를 공동주최했다. 유튜브 시사건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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